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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기도 말고 하는 일 뭐있나' 우익 발언에 충격 받아"

송고시간2017-05-21 12:49

특별법 제정 통한 생전퇴위 방식에 불만 드러내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아키히토(明仁) 일왕에 대해 예외적으로 생전퇴위를 인정하는 특례법의 정부안을 확정한 가운데, 일왕이 논의 과정에서 나온 발언과 퇴위 방법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아키히토 일왕이 작년 11월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사적 자문기구인 '천왕의 공무 분담 경감 등에 관한 전문가 회의'(이하 전문가회의)에서 자신의 생전 퇴위에 대한 논의가 특별법 제정을 통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에 불만을 털어놨고, 이는 일왕의 업무를 관장하는 궁내청을 통해 총리 관저로 전달됐다고 전했다.

전문가회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사적인 자문기관이다. 회의의 구성원들에 친(親)아베 인사들이 많았던 데다 논의 결과도 정부 여당의 주장과 같은 방향으로 흘러 정치권에서 비판이 제기됐었다.

일왕 조기퇴위 영상 보는 日 시민들
일왕 조기퇴위 영상 보는 日 시민들

(도쿄 교도=연합뉴스)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생전퇴위 의향을 반영한 메시지를 8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1817년 이후 약 200년 만에 일왕의 조기 퇴위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도쿄 신주쿠 시민들이 한 건물 대형 스크린에 재생되는 영상 메시지를 바라보고 있다. 2016.8.8
photo@yna.co.kr

일왕 퇴위를 둘러싸고는 그동안 특별법을 제정해 퇴위를 현재의 일왕에 한정하는 방식과 황실전범(皇室典範·왕위 계승 방식을 규정한 법률)을 개정해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방식에 대한 주장이 맞섰다. 아베 총리와 여당 자민당은 특별법 제정 방식을, 일왕과 대부분의 국민들은 황실전범 개정 방식을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계속 특별법 방식으로 일왕 퇴위를 추진해 결국 지난 19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특별법의 정부안을 확정했고 이 법안은 조만간 국회 통과가 예상된다.

아베 정권이 이 방식을 강행한 것은 상대적으로 긴 시간 논의가 필요한 황실 전범 개정 방식을 피해 일본 총리와 우익들의 숙원인 헌법개정에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아키히토 일왕은 특별법 제정 방식에 대해 "퇴위가 (나) 1대에 한정되는 방식이면 사람들이 내가 제멋대로라고 생각할 것 같아 좋지 않다"며 "제도화(황실전범 개정)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일왕은 "내 의견이 왜곡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며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궁내청 관계자는 "각하(일왕)는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 각하가 그동안 해 온 활동을 모르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일왕은 특히 전문가회의에서 자신에 대해 나온 우익 전문가들의 발언에 대해 충격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히라카와 쓰케히로(平川祐弘) 도쿄대 명예교수 등은 회의에서 "일왕은 궁중 제사에서 기도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그것 말고 일왕의 역할이 얼마나 있겠나"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일왕은 자신의 공무가 부정됐다며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마이니치는 보도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작년 8월 8일 영상메시지를 통해 "신체 쇠약을 생각하면 책무 수행이 어려워질 것 같다"며 생전 퇴위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생전 퇴위에 대해서는 국민과 정치권에서 반대 의견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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