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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핵잠수함' 건조하나…자주국방 기조 뚜렷

독자적 미사일방어체계 구축 주력…SM-3 도입 가능성 주목
지난달 말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핵잠수함 미시간함
지난달 말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핵잠수함 미시간함[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문재인 정부는 '자주국방'을 기치로 내걸고 우리 군 전력을 강화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미국 중심의 거대한 미사일방어망(MD)에 편입되기보다는 독자적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자주국방 기조는 대선 기간 내놓은 핵 추진 잠수함 보유론에서 잘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핵잠수함은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가 됐다"며 "이를 위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핵잠수함을 운용하려면 연료로 쓸 농축도 20% 이상의 우라늄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원자력협정 개정이 필요하다.

우리 군이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은 작년 8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힘을 얻었다.

핵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과 달리 수중에서 장시간 운용하기 때문에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을 장시간 추적하고 발사 징후를 포착하는 즉시 격침할 수 있어 북한의 SLBM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전략무기이다.

노무현 정부도 집권 초기인 2003년 4천t급 핵잠수함 3척을 건조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362 사업'으로 명명된 이 계획은 초기 단계에 외부에 알려져 논란에 휘말렸고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핵잠수함 보유론은 단순한 선거용 발언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의 자주국방 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무현 정부는 자주국방을 목표로 우리 군 전력 건설사업에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방예산 증가율은 연평균 8%를 웃돌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방예산 증가율은 4∼5% 수준으로, 훨씬 낮았다.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자주국방 기조를 이어받아 우리 군 전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 국산 신무기 개발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대선기간에 "임기 중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방예산을 2.4%에서 2.7∼2.8%로 증가시켜 장기적으로 3% 수준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군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우리 군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공중 요격하는 KAMD 구축사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패트리엇,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이지스함 등으로 구성되는 KAMD는 2020년대 초반에 완성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KAMD뿐 아니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해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킬체인을 조기에 전력화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바다의 사드'로 불리는 SM-3 요격미사일을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되는 SM-3는 요격고도가 최고 500㎞에 달해 사드(40∼150㎞)보다 훨씬 높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 군의 독자적인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에 주력하되 미국 주도의 광범위한 미사일방어망 편입과는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측은 아태지역의 통합 MD체계 구축을 추진하면서 한국의 참여를 바라고 있어 독자적인 KAMD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관심을 끈다.

우리 군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독자적인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은 노무현 정부 시절 태동했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유지됐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위협을 염두에 두고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한미일 3국의 거대한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 정부의 방침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계기로 한국이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망에 편입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정부는 한미간 미사일방어체계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는 게 편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 증대하고 미국이 한미일 통합 미사일방어망 구축에 속도를 낼 경우 문재인 정부가 받을 압박은 커질 수 있다.

국가 방위에서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문재인 정부의 자주국방 기조는 미국의 동맹국 방위 부담을 줄이기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방위 부담을 줄이고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 독자적인 방위 역량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며 국방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미군이 주둔하는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문재인 정부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jglor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5/12 10:0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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