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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당선] 한-러 관계 새 전기 마련될까

"러에 관심 가진 문 정권 출범, 양국 관계 활성화 계기될 것"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외교 수사 걸맞은 협력 성과 내야
문재인 당선, 한-러 관계 새 전기 마련될까 (PG)
문재인 당선, 한-러 관계 새 전기 마련될까 (PG)[제작 최자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일본·중국은 물론 러시아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진 문재인 후보 당선으로 한-러 관계 발전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문 당선인은 지난달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를 면담한 정의용 외교자문단 단장을 통해 "한·러 양국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북극 항로의 공동 개척과 시베리아 에너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를 원하며, 러시아와 남북한 3자 간 경제협력 방안도 다양하게 모색하게 되기를 희망한다"며 상당히 구체적 계획도 제시했다.

그동안 북핵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러시아 제재 등의 영향으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양국 관계를 정치·외교, 경제, 남북러 3각 협력 분야 등에 걸쳐 적극 활성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12년 3기 집권 이후 시베리아·극동 지역 개발을 위한 신(新)동방정책을 추진하면서 동북아 지역 국가, 특히 한국과의 협력에 지속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서방의 대러 제재로 유럽국가들과의 협력이 어려워진 상황은 한국에 대한 러시아의 관심을 더 키웠다.

새 한국 정부의 의지와 노력 여하에 따라 두 나라가 관계 활성화의 접점을 찾을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과 러시아는 지난 2008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구축에 합의했다. 정치ㆍ외교, 경제 등 양자 차원의 협력뿐 아니라 지역 및 국제적 사안에서도 협력하는 폭넓고 깊이 있는 관계를 맺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구축 합의 이후 근 10년이 지나는 동안 양국 관계는 외교적 수사(修辭)에 걸맞은 실질적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는 우리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과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을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야심 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거의 거두지 못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신동방정책 연계의 시범 사업이자 대표적 남북러 협력 사업으로 추진되던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는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무기한 중단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논의됐던 러시아산 가스의 한국 도입을 위한 북한 관통 가스관 건설 사업도 북한 위협 요소와 한-러 간 가스 가격 조정 실패로 좌초된 지 오래다.

2014년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함께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로 인한 서방의 대러 제재는 한-러 관계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그해 1월 한-러 무비자협정 발효로 살아나던 양국 교류 활성화 분위기는 서방의 대러 제재와 함께 식어 버렸고 두 나라 교역도 큰 타격을 입었다.

2014년 258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양국 교역은 2015년 160억 달러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134억 달러로 줄었다.

2012년 이후 살아나던 한국의 대러 투자 분위기도 서방의 대러 제재와 함께 크게 위축됐다.

한국이 대러 제재에 직접 동참하고 있진 않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러 제재가 한국 대러 투자 사업의 금융조달을 어렵게 해 사실상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

여기에 한국 정부의 지나친 '미국 눈치 보기'도 러시아와의 관계 진전을 방해하는 요소가 돼왔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한동안 고려됐던 에너지·건설·전자·자동차·수산 등의 분야에 걸친 한국의 대러 투자가 거의 중단되거나 취소된 상태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강행과 이에 대한 한·미의 강도 높은 대응은 한-러 관계 발전의 발목을 잡는 또다른 요인이 돼 왔다.

한국의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 참여나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등 한-러 관계를 도약시킬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북한 위협과 남북 관계 경색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전 정권들에 비해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고 한·미 동맹에 못지않게 러시와의 협력 관계 구축에도 관심을 가진 문 대통령 정권이 들어서면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한-러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양국 모두에서 제기되고 있다.

글렙 이바셴초프 전(前) 주한 러시아 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문 당선인이 '햇볕정책'을 계승하면서 북한 문제에서 좀 더 타협적이고 건설적인 정책을 추진할 경우 한-러 관계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스크바 '국제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의 알렉산드르 페도롭스키 아태지역 실장은 "한국은 미국의 동맹으로 남아있으면서 러시아와의 파트너 관계도 발전시키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새 정권의 러시아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2016년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6년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연합뉴스 자료사진]

cjyo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5/10 00:1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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