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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당선] "흥남서 월남, 거제로 피란한 부모에게서 태어나"

송고시간2017-05-10 00:57

"대통령에게 부탁해선 안돼"…탯줄 잘라준 거제 할머니

(거제=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서울 구경 좀 시켜주소."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태어났을 당시 탯줄을 잘라준 것으로 알려진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 추경순 할머니(87).

추 할머니는 10일 자신의 손으로 탯줄을 잘라준 문재인 후보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소식에 "(대통령 만나러)서울 가면 좋겠는데, 나이도 많고 제대로 걸어다니지도 못해서 어떻게 갈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문 대통령 당선인 거제 생가
문 대통령 당선인 거제 생가

(거제=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생가인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 작은 가옥. 현재는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 kyunglee@yna.co.kr

추 할머니는 한국전쟁이 채 끝나지 않은 1953년 1월 한 집에 기거하던 문 당선인 모친이 당선인을 낳자마자 달려가 탯줄을 잘라줬다.

당시 문 당선인 부모는 6·25 동란을 피해 거제로 피란을 왔다.

남으로 자유를 찾아 온 부모가 처음 정착한 곳이 거제였다.

1·4 후퇴 '흥남철수 작전' 당시 잠시 중공군을 피한다는 심정으로 별 준비도 없이 서둘러 떠나온 피난길이 평생 실향민의 삶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후 문 당선인 가족은 북한 출신 피난민이 많이 살았던 부산 영도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할머니는 "당시 문 당선인 부친은 일하러 나가고 없었다"라며 "옆에 사람들이 있었지만 내가 용기를 내 탯줄을 잘랐다"고 생생히 기억했다.

문 당선인은 말썽을 피우지 않는 착한 아이였다고 추 할머니는 회상했다.

당선인은 6살쯤 됐을 때 부산으로 이사를 갔다.

추 할머니는 당시 피란민들이 거제로 몰리면서 사는 게 말이 아니어서 거적을 덮고 자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문 당선인 가족에게는 월세도 받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살도록 했다.

문 당선인 탯줄 잘라준 할머니
문 당선인 탯줄 잘라준 할머니

(거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탯줄을 잘라준 경남 거제시 거제면 남경마을 추경순 할머니(87). 2017.5.9 image@yna.co.kr

지난해 9월 추석을 앞두고 거제를 찾은 문 당선인이 자신을 만나러 집으로 왔을 때 너무 반가웠다고 덧붙였다.

당시 문 당선인과 함께 거제지역 유세를 다녔던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은 "유세차에서 연설을 하다 내려와 추 할머니를 모시고 유세차로 올라가 '제 탯줄을 잘라준 할머니'라고 소개했다"고 회고했다.

추 할머니는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내가 뭘 부탁해서는 안 된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그는 문 당선인 생가 옆에 최근 지은 2층 양옥에서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아들 배영철(54)씨는 "문재인 당선인이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며 "영원한 국민의 대통령으로 이름을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문 당선인이 측근 관리를 잘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명진리 남정마을은 거제면사무소에서 차량으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문 당선인 탯줄 잘라준 추경순 할머니
문 당선인 탯줄 잘라준 추경순 할머니

(거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탯줄을 잘라준 경남 거제시 거제면 남경마을 추경순 할머니(87) 2017.5.9 image@yna.co.kr

20여 가구가 농사를 지으며 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문 당선인 생가 앞쪽으로는 드넓은 논밭이 펼쳐져 있고 뒤쪽으로는 야산이 병풍처럼 자리하고 있다.

대지 60㎡ 정도에 건물면적 10여㎡ 정도의 자그마한 생가는 슬레이트 지붕 그대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당선인 생가는 현재 추 할머니 아들들이 창고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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