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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비공식대화 '한반도 놓고 전쟁 말아야' 공감대"

브루킹스硏 한반도전문가 좌담회 "대북 선제공격과 한반도전쟁 분리 불가능"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고위 연구원들이 한반도 긴장이 최고 수위로 치닫던 지난달 중순 좌담회를 열고 한반도에서 파국을 피하는 방안에 관해 토론을 벌였다. 연구원 다수가 미 국방부와 국무부 실무 고위책임자로 한반도 정책 수립과 집행에 직접 참여하고 북한, 중국과 자주 대화를 한 경험 덕분에 매우 현실감과 현장감 있는 얘기들이 나왔다.

브루킹스연구소
브루킹스연구소

그중에서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 이뤄지고 있는 한반도 미래 관련 비공식 대화의 장에서 논의되는 화제들의 편린을 엿볼 수 있는 대목과 한반도전쟁 계획에 정통한 미 해병대 4성 장군 출신 연구원이 대북 선제타격론의 위험성을 강하게 경고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한반도 정세가 어지럽게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약간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논의들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 각급 공식 대화에선 북한 붕괴 대책 등을 논의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으나 비공개 비공식 대화에선 한반도 미래에 관해 다양한 화제를 다루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8일 이뤄진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어떤 강압이나 유인책을 써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 같지 않다는 비관론에 가까웠다.

그러나 어떠한 대북 군사행동이든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에 대규모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일단 군사행동은 배제한 채, 북한을 벼랑 밑으로 떨어뜨리지(정권 교체)는 않더라도 벼랑 끝까지 밀어붙여 그 아래 심연을 볼 수 있을 만큼, 즉 정권붕괴 직전까지라도 압박을 가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강제하는 방안과 비교적 저수준의 동결을 목표로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북한이 끝내 비핵화든 동결이든 응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 참석자들은 종국적으론 장기 봉쇄 전략을 통해 북한 내부의 변화, 즉 정권붕괴를 기다리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좌담회 참석자 중 존 앨런은 예비역 해병대 4성 장군으로, 국방부 장관실에서 아시아태평양정책 수석 국장을 3년간 역임했으며, 북핵 6자회담에도 관여했다.

리처드 부시는 19년간 미 의회와 정보기관 등에서 근무했으며, 로버트 아인혼은 미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 비확산·군축 특보 등을 지냈고, 스티븐 파이퍼는 국무부에서 25년간 근무하면서 군축·안보 문제 등을 다뤘다.

지난 2007년 은퇴한 에번스 리비어는 국무부 최고의 아시아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며 대북 협상 경험이 풍부하다. 조너선 폴락은 행정부 공직 경력은 없지만, 미 해군대학에서 아시아태평양 교수로 활동한 아시아와 핵무기 전문가다.

다음은 브루킹스연구소가 1일 공개한 좌담회 녹취록을 요약한 것.

◇미·중 한반도 미래관련 비공식 대화 엿보기

▲브루스 존스 = 우리(미국)는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상황에 관해 중국이 원하는 것들을 중국에 보장할 태세가 돼 있나?

▲앨런 = 그 문제에 관해 중국과 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그 자리에 한국도 있어야 한다. 내가 한국 측과 얘기한 많은 자리에서 한국 측은 그 (통일) 과정에서 한국이 배제될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우리가 중국과 대화할 때는 한국도 참여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이퍼 = 북한의 `(군사공격에 의한 것이 아닌) 연성 정권 교체 '시, 그래서 남북통일 움직임이 있을 때, 그 시점에서 우리가 주한 미군 문제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중국 측에 얘기해줄 수 있나?

▲아인혼 = 우리는 중국을 충분히 안심시킬 방안이 준비돼 있다.

▲파이퍼 =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내 추측으론, 중국, 한국, 미국 모두 북한의 핵무기 확보를 위해 같은 방향,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달려들 텐데.

▲리비어 = 바로 그 의제가 비공개, 비공식 (미·중) 대화 주제 중 하나다. 나 역시 한국이 이 문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한다. 미래의 한반도의 통치세력을 배제하고 이런 대화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원하는 보장의 경우, 내 견해론, 미국이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 사실 중국과 비공식 대화들에선 우리가 비공식적으로, 격의 없이 그리는 큰 그림에 대해 중국도 별 불만이 없다는 감을 받았다.

▲폴락 = 중국의 주된 관심사는 우리가 (남북통일 후에도) 중국을 겨냥한 비상계획용으로 주한미군을 유지하려 할 것인가이다. 솔직히, 우리의 생각이 무엇이든 이 문제엔 한국이 거대한 결정권(enormous vote)을 갖고 있다. 이 문제는 중국과 정말로 진솔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 논의를 통해 우리(미국과 중국)는 한반도가 (한국전쟁 때처럼) 또다시 양국 간 충돌과 갈등의 대상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데 동의하는 것이다.

▲앨런 = 아주 중요한(powerful) 명제다. 이것이 (미·중간) 대화의 기반이 돼야 한다.

▲리비어 = 그것이 우리의 비공식 대화를 시작하는 전제였다.

◇"대북 선제공격은 곧 한반도전쟁 의미…北, 일본도 거의 동시 타격"

▲앨런 = 한반도전쟁 계획에 따르면 사실상 우리(미국) 상비군 거의 전부가 동북아지역에 투입되게 된다. 비교적 단기간에 수십만 명의 군대가 비무장지대(DMZ)를 따라 전투를 벌이게 된다. 수천 문의 (북한) 대포가 서울을 타격할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조립, ICBM용 로켓 엔진 시험, 발사대 차량, 핵탄두 소형화에 관한 신뢰성 있는 정보 등 어떤 것을 이유로든 대북 선제타격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그다음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각해야 한다. (북한의 반격으로) 우리 동맹국(한국)의 수도가 수많은 인명 피해와 함께 결딴나고, 주일미군의 한반도 투입을 막기 위한 대일 미사일 맹폭이 이뤄질 수 있다. 그 미사일들에 핵탄두 탑재 여부는 모르지만, 한반도전쟁이 거의 즉각적으로 지역 전쟁화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한반도에선 수일 만에 수십만 명이 희생될 것이다. 남쪽으로 향하는 거대한 피난민 대열은 한·미 연합군의 전투 기동과 전투 자체를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다.

DMZ 일대에서 다수의 군사연습을 하면서 직접 지형을 살펴본 경험으로 보면, 대북 선제공격과 그에 이은 거대한 전쟁을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너무 무모하다. 북한의 미사일엔 고폭탄 혹은 핵폭탄 말고도 화학탄도 탑재될 수 있다. 화학무기로 오염된 환경 속에서 미군의 방어·전투 작전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인혼 = 첨언하자면, 북한은 (새 미사일들을) 시험도 하기 전에 실전 배치하고 있다. 작동할지는 자신들도 모른다. 다만 위기 시 그것을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하려는 목적이다. 북한은 이미 시초 형태의 ICBM을 어딘가에 배치해놓았을 것으로 나는 본다. 미국의 몬태나를 겨냥했지만, 실제론 (부정확하게) 와이오밍을 때리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북한의 미사일체제 전략은 명료하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증원 계획을 막으려는 것이다. 무수단 미사일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괌과 일본의 항구와 공군기지를 타격해 증원군이 한반도에 투입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ICBM은 미국 본토를 겨냥,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개입을 막으려는 궁극적 억지력이다.

▲리비어 = 우리 중 다수가 북한과 대화를 한 경험이 있다. 북한 측에 "당신네, 미국이나 미국 동맹들을 향해 선공 혹은 선제타격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 함의, 즉 미국의 대응 계획은 이해하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북한 지도부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상대방의 의도에 대해 오산하기 매우 쉬운 상태다.

▲폴락 = 선제타격에 관한 말이 너무 많다. "우리가 핵실험장을 폭격할 것이다"라는 등의 언론 보도를 보면 당혹스럽다. 앨런이 말한 그 모든 일이 벌어질 것이다. 사전 계획되지 않은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북한도 선제타격을 얘기하는데 평양의 누구도 김정은을 말리지 못할 것이다.

▲앨런 = 바로 그런 오산을 불러일으키는 것, 혹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 발전을 일으킬 도발을 걱정해야 한다. 북한이 방아쇠를 당기게 되는 지점을 우리는 모른다.

지난주(4월 중순) 예일대에서 강의를 마치자 한 한국 여학생이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나에게 다가와 우리가 정말 선제타격할 준비를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가족이 서울에 있다면서. 한국인들은 대북 선제타격이 이뤄지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두 잘 안다. 그 여학생에게,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이 발사태세라는 점이 비교적 확실할 때 선제타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줬다. 그것이 우리의 선제타격 방아쇠를 당기는 지점이다. 그에 앞서 여러 가지 징후들이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고선 미국이 아마 선제타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해줬다.

▲폴락 = 우리가 북한의 ICBM 능력을 '판도 변인(game changer)'이라고 말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북한이 ICBM으로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게 되자 이제야 미국이 북한의 위협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식으로 동맹국들이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리비어 = 정말 중요한 지적이다. "칼끝이 이제 우리를 겨누게 됐기 때문에 우리가 관심을 쏟는다"는 식의 메시지를 주게 되면 한국 및 일본과의 동맹관계를 손상하게 된다.

▲아인혼 = 나는 현재의 긴장상태나 언론 보도 등에도 불구하고 무력충돌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가 북한 영토에 대한 선제타격을 가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가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요격하려 할 때이다.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다. 분명히 북한은 그것을 적대 행위로 간주할 것이지만, 그들이 도발 행위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느낄 것인지 여부는 모른다. 오산을 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큰 사안이다.

▲앨런 = 동의한다.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인데, 이런 말을 계속하면 북한이 대포 발사 등으로 재래식 도발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탄도미사일 외에도 대처할 능력을 갖췄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작은 마을 같은 것을 때리는 식이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재래식 도발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리비어 = 그렇게 되면 놀라운 일이다. 북한은 한국의 보복응징 계획을 알고 있을 것인데.

▲앨런 = 내 감으론, 미사일 요격에 관한 말들이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북한이 생각하게 되면 비교적 이른 시일에 북한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리비어 = 북한이 그렇게 나올지, 나는 모르겠다. (한국의) 응징계획이 수립돼 있을 뿐 아니라 북한 측에도 전달됐다. 북한은 또 다른 재래식 대남 공격에 우리가 뭘 준비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y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5/04 17:2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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