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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종교자유 행정명령' 예고…"종교단체 정치활동 쉽게"(종합)

정치활동 성직자에 과세하는 '존슨 조항' 완화할 듯…논란 예상

(워싱턴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안승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기도의 날'(5월 첫째 목요일)인 4일(현지시간) 종교자유 보호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뉴욕타임스,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미 오래전부터 종교자유 행정명령을 준비해 왔으며, 현재 최종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한 고위 관리는 변호사들이 행정명령 초안을 검토하고 다듬는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교 및 보수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국가 기도의 날 기념식 자리에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정명령의 핵심은 성직자와 종교단체의 정치활동을 제한해온 '존슨 조항'의 완화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1954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주도한 세제법을 근거로 성직자들의 정치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성직자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반대 발언을 하면, 그 교회는 면세 혜택을 박탈당할 수 있다.

실제로 뉴욕 주의 한 교회는 1992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 후보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신도들에게 설교했다가 면세 혜택을 박탈당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후보를 지지한 복음주의 교단과 로마 가톨릭, 모르몬교, 정통 유대교 등은 연방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막고 있다며 '존슨 조항' 등 각종 관련 법규의 철폐를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되 의회의 반발을 고려해 법 개정이 아닌, 행정명령을 통해 존슨 조항을 완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세청(IRS)이 '최대한의 행정적 재량권'을 발휘해서 정치적 견해를 나타내는 종교단체와 비영리단체를 적극적으로 조사하거나 추적하지 말도록 지시할 방침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종교적 자유를 보호하고 적극적으로 증진하는 것이 행정부의 정책"이라며 "정치가와 관료들은 비판자들을 침묵하게 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대통령은 이를 비관용적이며, 비미국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행정명령에는 버락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정책인 '오바마케어'(ACA)를 통한 여성들의 피임 접근 기회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피임에 반대하는 교회, 종교대학, 민간기업 등이 그들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종업원 건강보험 중 피임과 관련된 혜택은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다.

또한, 이번 명령에는 사병들의 종교자유를 확대할 것을 국방부에 요구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2월 언론에 유출된 '종교자유를 존중하기 위한 범정부적 구상 구축' 보고서에 담겼던, 성 소수자 차별 조항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고서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동성결혼, 혼전 성관계, 낙태, 트랜스젠더 등을 반대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법으로 처벌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았었다.

행정명령의 내용이 알려지자 인권단체와 성 소수자 단체 등은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나아가 이번 행정명령이 헌법에 위배되는 '전례 없는 차별 면허증'과 같다며 소송전을 벌이겠다고 천명했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트 캠페인'의 사라 와블로우 법무 담당은 "종규의 자유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믿음을 강요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차별할 권리를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성직자들 사이에서도 존슨 조항의 완화가 신도들을 분열시키고, 정치적 발언의 분출로 인해 신도들이 종교적 메시지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 준비 작업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많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펜스 부통령은 인디애나 주지사 시절인 2015년 3월 말 성 소수자를 차별할 소지가 다분한 종교자유법에 서명했다가 역풍을 맞고 개정안을 마련한 적이 있을 정도로 예전부터 '종교자유와 성 소수자 차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지난 1월 마이크 펜스 美부통령 집앞에서 시위 벌이는 성소수자들
지난 1월 마이크 펜스 美부통령 집앞에서 시위 벌이는 성소수자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sim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5/04 16: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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