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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과제](25) 정상외교 공백 메우고 '코리아패싱' 불식해야

트럼프의 한국 이해 부족에 정상회담 미개최 영향 준 듯
사드·한미FTA 등 난제 풀고 북핵해법 주도 '숙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4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면담을 마친 뒤 공동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4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면담을 마친 뒤 공동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새 정부는 정상 외교 공백으로 '잃어버린 5개월'을 따라 잡아야 하는 중요한 숙제를 안았다.

작년 12월 9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5개월 동안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결국 대통령이 파면된 상황에서 한반도 주변 질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라는 중대 변화 요인 속에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 시기 한국 외교의 파행은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한국을 배제한 채 한반도 문제를 논의한다는 의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차기 정부에 큰 부담을 안겼다.

우선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통한 '트럼프 리스크' 관리는 새 정부 외교의 1순위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미 정상회담이 한국 측 사유로 인해 열리지 못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문제에서 무지와 무신경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지난 12일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4월 6∼7일) 논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거기에 더해 지난달 28일 외신 인터뷰에서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시스템에 대해 말하자면 약 10억 달러(1조 1천억여원)나 된다. 우리는 (한국을) 지켜주고 있는데 왜 10억 달러를 내나?"라며 사드 비용과 관련한 한미간 기존 합의를 완전히 뒤집는 발언을 했다.

또 트럼프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다음 날인 4월 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군 창건일(4월25일)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 여부가 주목됐던 4월 2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및 아베 총리와 각각 통화했고 양일 모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와는 통화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결국 트럼프 정권 출범 후 미국과 정상회담을 한 중국, 일본 등과 달리 아직 한국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 측 입장을 설명하지 못한 사실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핸디캡'을 안은 채 취임할 차기 대통령에게는 미국의 대 아시아 정책에서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한편 사드 비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난제들을 원만하게 풀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최대한도의 압박과 개입'이라는 대북정책의 새로운 간판을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의 긴밀한 조율없이 북한과의 전격적인 대화에 나서거나 북한에 군사 행동을 하는 등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긴밀한 한미 정상간 소통채널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임한택 한국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전 주 루마니아 대사)는 "트럼프, 시진핑 등의 영향으로 국제질서에서 규범보다는 '권력정치'(Power Politics) 요소가 강해지는 가운데, 한국 차기 대통령은 상당기간 내치보다 외치가 국정의 중심이 되는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선 정상외교를 통해 동맹으로서의 한미간 상호 신뢰 복원을 서둘러야 하며 미·중이 주도하는 대북정책의 조종석에 빠른 시일 내 합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교 이후 최악의 난제를 만난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사드 보복을 중단시키고 원만했던 관계로 복원하기 위한 정상 외교 역량이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되고 있다.

더불어 위안부 합의의 향배가 중대 변수인 한일관계는 국민 정서와 대일 외교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냄으로써 양국 관계도 정상화하고,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국민적 불만도 달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할 상황이다.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이 모두 위안부 합의의 파기 또는 재협상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새 대통령이 누가 되든 한일관계의 현실과 국민 여론 사이에서 쉽지 않은 판단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jh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5/03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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