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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정상회의 '지각 성명'…"한반도 상황 깊이 우려"

정상회의 참석한 아세안 정상들[AP=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상회의 참석한 아세안 정상들[AP=연합뉴스 자료사진]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중국의 압력 속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 정상회의 종료 후 하루가 지난 뒤에야 지각 성명을 내놓았다.

아세안은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124개 항에 달하는 장문의 정상회의 의장성명을 발표했다.

의장국인 필리핀이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중국의 편을 들고 일부 회원국이 반발하면서 정상회의가 흐지부지 마무리된 지 반나절 이상이 지난 다음에 나온 성명이다.

아세안 정상들은 성명 121번째 항에서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런 북한의 행동은 역내 평화와 안정에 악영향을 끼치는 긴장 고조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이어 "우리는 북한이 즉시 모든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즉각 전면적으로 따르기를 촉구한다"며 "또한 북한은 평화와 안보, 지역 및 세계안보와 안정을 위해 자제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 전적으로 지지하며 관련 당사국이 즉각적으로 대화에 나서는 길을 택해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아세안 정상은 또 성명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평화와 안정, 항행의 자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성명은 "최근 남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관련해 일부 지도자들이 표명한 우려에 주목한다"며 "관련 당사국들이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자제력을 보이는 것은 물론, 상황을 악화할 수 있는 행동을 회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성명에는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이라는 국가명은 물론, 중국의 암초 매립과 군사기지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한 국제중재 판결 등도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한편, 아세안 의장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아세안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극히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반도에 항공모함을 보낸 미국에 있다는 투의 비판을 했고, 미국을 향해 한반도 문제에서 손을 떼라는 취지로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반면 싱가포르의 리셴룽(李顯龍) 총리는 각국 정상들을 면담하면서 "북한이 모든 형태의 도발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의 길로 선회하게 하려면 아세안이 강경한 입장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eola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30 23: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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