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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 얘기 안 해→박근혜 질책"…이재용 진술, 법원의 판단은

송고시간2017-04-30 09:00

검찰 조사·특검 조사·법원 영장심사 단계서 진술 일부 변화

변호인 "독대 세세히 밝히는 것 부담…특검 때 사실대로 진술"

2015년 5월 7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내 부지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5년 5월 7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내 부지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이지헌 강애란 기자 =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 관해 수사 과정에서 일부 진술을 번복했다. 이에 삼성 측은 수사 초기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밝힐 수 없었던 것일 뿐 이후 특검에서는 사실대로 진술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재판에선 특검 측 뇌물 논리에 맞서 이 부회장 측은 강요로 인한 피해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경영권 승계 뇌물이라는 주장을 입증하려면 정황 외에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는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특검은 향후 분명히 밝히겠다며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진술에 대해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작년 하반기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이하 특수본)에 출석했을 때와 올해 초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을 때 박 전 대통령 독대 여부나 승마 지원에 관해 다르게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작년 11월 13일 특수본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는 2014년 9월 무렵 박 전 대통령과 개별 면담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7년 4월 28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7년 4월 28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또 검사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수첩에 적힌 '승마협회, 이영욱 부회장, 권오택 총무이사, 김재열 직계 전무로 교체'라는 메모를 보여주며 2015년 7월 25일 2차 독대 때 대화 내용을 묻자 "승마협회 관련 이야기를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문화 및 체육에 대해서는 언급했지만, 재단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빙상협회 후원 이야기가 없었다"며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에 관한 논의도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작년 2월 15일 3차 독대에 관해서는 "개별 면담에서 승마, 재단 관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봉투나 팸플릿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올해 1월 12일 특검에 피의자로 소환된 후에는 2014년 9월 15일을 포함해 세 차례에 걸쳐 박 전 대통령을 독대했다고 인정했으며 박 전 대통령이 승마와 관련해 지원을 요구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특검 조사에서 이 부회장은 2차 독대 때 박 전 대통령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해외 전지훈련도 보내고 좋은 말도 사줘야 하는데 그것을 안 하고 있다"며 삼성이 승마협회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질책했다"고 말했다.

3차 독대에 관한 특검 질문에는 "재단 관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영재센터 사업계획서가 든) 봉투를 받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고인 신분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피고인 신분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TV 제공]

설명은 특검의 첫 번째 구속영장 청구에 따라 올해 1월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피의자 심문 때 다시 조금 바뀐다.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이 밀봉된 봉투 1개를 건네줬는데 이 부회장은 그 봉투를 뜯지 않고 그대로 들고 나왔다.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이 뜯어보니 영재센터 사업계획서가 들어 있었고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협의해 후원금을 줬으나 이 부회장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첫 영장이 기각된 후 특검은 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이 부회장의 진술 번복을 문제 삼기도 했다.

특검은 그간의 참고인 진술조서, 피의자 신문조서, 변호인 의견서 등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에 제출했고 최근 증거조사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 변호인은 어떤 의도가 있었다기보다 조사 당시 상황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연합뉴스와의 통화 및 공판 과정에서 주장했다.

작년 검찰의 수사 당시에는 박 전 대통령이 현직 신분이었다. 이후 검찰은 최순실씨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고 국회 탄핵소추 결의에 따라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이 청구됐다. 특검법이 도입돼 특검 수사까지 이뤄지면서 박 전 대통령도 수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부회장의 진술 변화는 이런 일련의 상황과 관련이 있으며 박 전 대통령이 재직 중인 상태에서 대통령과의 독대 내용을 상대방이 먼저 밝힌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큰 부담을 느꼈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후 박 전 대통령이 본격적인 수사 대상이 된 이후 특검에서는 성실히 사실을 밝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변호인은 "기업이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것(승마)과 관련해 구체적인 질책을 당했다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것"이라며 "기업이 그때(독대 시) 대통령과 얘기를 나눈 것을 바깥에 공개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특수본 조사 때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특검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뜻을 내세웠고 우리도 기업으로서 부담이 있지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수사에 협조를 해주자며 사실대로 진술한 것"이라며 이후 특검에서 한 진술은 거짓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봉투가 삼성 측에 와 있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전달받았는지 잘 기억을 못 한다"며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봉투를 받은 기억이 없지만, 미래전략실 다른 임원들도 받지 않았다고 하니 자신의 기억이 틀릴 수도 있다고 해서 그렇게 (대응)하고 넘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이 부회장이 특수본 조사 때 2014년 9월 박 전 대통령과의 개별 면담을 부인한 것에 관해서는 만남 시간이 약 5분에 불과했고 2·3차 독대와는 형식이나 장소가 달랐기 때문에 개별 면담으로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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