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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앞둔 환자에게 녹음기 들이대고 치료 의향 어떻게 묻나"

송고시간2017-04-25 16:48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등 13개 의학회, 연명의료결정법 비판

혼란 최소화 위해 시범사업 제안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2018년 2월부터 시행될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의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담은 하위법령에 대해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를 비롯해 13개 의학회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대로 연명의료결정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시행되면 환자·보호자와 의료진 사이에 불필요한 마찰이 벌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연명의료는 인공호흡기·심폐소생술·혈액투석·항암제 투여 등 4가지 의료행위를 뜻하는데 의료계 일각에서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임종기 환자에게 고통만 가중하는 의미 없는 행위라는 지적해왔다.

연명의료법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 임종과정 환자가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며, 적용 대상이 되려면 담당의사와 관련 분야 전문의 1명으로부터 '회생 가능성이 없고, 사망이 임박한 상태'라는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인 환자가 평소 연명의료중단의향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 배우자·직계비속·직계존속 2명 이상의 일치한 의견이 있어야만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의학회 측은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런 사항들이 국내 의료계 실정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이라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대표적인 예로 담당의사와 전문의 1명이라고 모법에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위 법령에는 의사 자격이 있는 전공의는 담당의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의학회 측은 주장했다.

환자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돌보는 전공의가 담당의사 자격을 갖출 수 없다면 연명의료 결정을 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의학회는 독거노인이나 가족이 있어도 연락이 되지 않는 환자의 경우 사전 연명의료의향서가 없으면 가족 간 일치된 의견을 받을 수 없으므로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환자 가족과 연락이 취하고 의견을 수합하는 과정에서 의료진과 환자·보호자 사이에 언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의학회 측 분석이다.

특히 연명의료계획서에 직접 서명을 하지 못할 정도로 위중한 환자의 경우 참관인이 입회한 상태에서 환자의 뜻을 녹취, 기록해 관리기관에 통보해야만 하는데 이 역시 비윤리적인 규제라는 게 의학회 측 입장이다.

의학회는 "임종기 환자에게 곧 임종할 것 같으니 인공호흡기 등 추가조치를 원하는지 녹음기를 들이대고 진술을 받는 것 자체가 윤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이런 행위는 연명의료법의 애초 취지인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게 아니라 환자에게 새로운 의무를 지우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의학회는 "이처럼 연명의료법 시행령·시행규칙에는 기준이 모호하고 오히려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큰 조항이 있다"며 "법 시행에 앞서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호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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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k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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