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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아내 살해한 80대 석방…법원 선처 이유는

송고시간2017-04-25 14:34

살인 혐의 80대 노인에 집행유예 선고 "참회 기회 줘야"

치매 [연합뉴스TV 캡처]

치매 [연합뉴스TV 캡처]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치매를 앓던 80대 아내를 때려 숨지게 했다가 살인죄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노인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법원은 아내를 돌보며 함께 치매를 앓은 피고인이 정상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선처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84)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올해 1월 7일 오후 6시 20분께 인천시 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 B(85)씨의 머리를 둔기로 때리고 발로 가슴을 수차례 걷어차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치매 환자인 A씨는 함께 치매를 앓던 B씨가 저녁 식사 후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자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와의 사이에서 9남매를 뒀다. 오랫동안 자신을 부양하던 막내아들이 2012년 갑자기 사망한 뒤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이후 2015년부터 치매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고 범행 직전에는 자녀들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했다. B씨는 앞서 A씨보다 먼저 치매를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치매에 걸린 고령의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피해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생명을 잃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간병인이던 피고인 역시 고령과 치매 등으로 건강이 악화해 몸과 마음이 허물어져 가다가 극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혼자서는 감당하기 벅찼을 나날들을 오롯이 홀로 견뎌왔다"며 "치매로 인해 정상적인 사리판단이 어려운 상태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했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형벌은 범죄인을 교화하고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복귀하게 하는 기능도 수행한다"며 "집행유예도 주요 형벌임이 분명하며 피고인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참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선처"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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