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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환구시보 '北中 대리전'…대북제재 강화속 '설전'

송고시간2017-04-24 11:53

환구시보 "中, 北핵시설 타격용인, 원유 공급 축소" 연일 경고

조선중앙통신 "경제제재 강화하면 북중관계 파국 맞는다" 대응

환구시보 조선중앙통신 비판 사평 삽입 그래픽. [환구시보 캡쳐]
환구시보 조선중앙통신 비판 사평 삽입 그래픽. [환구시보 캡쳐]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중국을 맹비난하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대응에 나서면서 '혈맹'인 북중 양국이 관영언론을 통한 대리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특수관계'인 북중은 서로 공개적인 대응을 하지는 못하지만, 상대에 대한 불만을 관영언론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대리전의 첫 시작은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 상무부는 지난 2월 18일부터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을 발표했다.

북한은 중국의 발표 며칠 뒤인 같은 달 23일 '정필'이라는 인물의 명의로 너절한 처사, 유치한 셈법'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해 중국을 겨냥한 강력한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은 당시 논평에서 "명색이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가 주대(줏대)도 없이 미국의 장단에 춤을 추면서도 마치도 저들의 너절한 처사가 우리의 인민생활에 영향을 주려는 것은 아니며 핵계획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다"라고 하는 등 중국을 '덩지(덩치) 큰 이웃', '명색이 대국' 등으로 지칭하며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는 이 논평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미중 정상회담(4월 6∼7일)을 계기로 대북 정책에 대한 미중 협력이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북한은 다시 한 번 관영언론을 통해 불만을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1일 정필이라는 인물의 명의로 '남의 장단에 춤을 추기가 그리도 좋은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중국을 '우리 주변국'으로 표현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논평은 중국이 한반도에 전략적 자산을 집중시키는 미국에는 아무 소리도 하지 못하면서, 북한을 향해서는 원유 공급 중단 등 경제제재를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향해 "만일 그들이 우리의 의지를 오판하고 그 누구의 장단에 춤을 계속 추면서 우리에 대한 경제제재에 매여 달린다면 우리의 적들로부터는 박수갈채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우리와의 관계에 미칠 파국적 후과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북중관계의 파국까지 거론하며 이례적으로 강력히 경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의 한층 더 높아진 비난에 환구시보도 이번엔 참지 않고 대응에 나섰다.

신문은 주말인 지난 22일 '북핵, 미국은 중국에 어느 정도의 희망을 바라야 하나'라는 사평(社評)을 통해 "중국이 북한을 아무리 설득해도 북한은 듣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는 상황이 온다면 중국은 원유공급을 대폭 축소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추가 도발에 따른 미국의 '외과수술식' 핵시설 타격에 대해서도 외교적 수단을 통해 억제에 나서겠지만, 군사적 개입은 불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환구시보가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발표하면 파장이 커질 만한 '민감한' 외교 사안에 대한 입장을 대변해온 매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중국 당국이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보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경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환구시보의 경고에 답하듯이 다음 날인 23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우리 인민군대는 백두의 대업을 떠받드는 억척의 기둥이다'라는 논설을 발표해 한반도로 향하고 있는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수장시키겠다며 중국과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환구시보도 이에 질세라 24일 '조선중앙통신사의 글에 대해 중국 관방은 계속 무시하라'라는 사평을 발표해 "북핵을 용인할 수 없고, 6차 핵실험은 곧 원유 공급 제한"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2월 23일 중국을 겨냥해 너절한 처사라며 비난한 데 이어 조선중앙통신이 중국을 비난한 두 번째 사례"라면서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을 제재하는 중국에 대한 불만뿐만 아니라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의 길을 갈 것이라는 점을 전달한 것"이라고 정확히 북한 관영 언론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조선중앙통신이 몇 편의 문장을 발행하든, 북한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든 중국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국 관영언론의 계속되는 '장군멍군식' 언론 대리전이 북중관계를 모두 대변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근 미중간 '밀월관계'에 흔들리는 북중 혈맹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베이징 소식통은 "양국의 관영매체가 양국의 입장을 모두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전부터 비공식적인 루트로 당국의 입장을 전하는 데 사용됐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며 "과격한 표현을 걷어내고 살펴보면, 중국은 북핵 불용과 추가 도발에 대한 제재 강화를 제시했고, 북한은 이에 대해 반발하며 도발 강행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작 최자윤]
[제작 최자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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