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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 '중국기업 공포증'…22곳 중 7곳 상장폐지

중국원양자원 상폐되면 코스피엔 中기업 0곳
"모든 中기업에 색안경 곤란…주관사 책임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중국원양자원이 외부감사인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자 국내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을 둘러싼 불신과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앞서 중국기업 중에는 중국고섬, 연합과기, 성융광전투자 등이 감사의견 거절 이후 상장폐지됐다. 투자자들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 때문에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 22곳 중 9곳 상장폐지 또는 진행중…"中상장사 믿을 수 있나"

중국 기업의 한국증시 상장이 처음 이뤄진 2007년 이후 국내 증시에 입성한 중국기업은 모두 22곳이다. 이 중 7곳은 이미 상장 폐지됐다.

외국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이 가능해진 2005년 이후 작년 9월까지 국내 증시에 입성한 외국기업 25곳 중 9곳이 상장 폐지됐다. 중국기업은 상장한 수나 폐지된 수에서 다른 외국기업 상장사를 압도한다.

2007년 처음으로 한국 증시의 문을 두드렸던 3노드디지탈을 비롯한 3곳은 경영 효율성 등을 이유로 자진 상장폐지했다. 중국고섬 등 4곳은 외부감사인 의견거절 등을 이유로 상장폐지됐다.

상장폐지가 완료된 중국기업 중 회계가 문제가 됐던 4곳은 모두 대우증권이 주관사였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들 기업의 상장 시기는 2007∼2011년으로,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적극적으로 기업 발굴에 나서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중국의 경제성장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회계처리가 소위 주먹구구식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던 데다 국내 주관사들도 해외기업 상장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했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말 자진 상장폐지 계획을 밝힌 웨이포트(2010년 상장)와 중국원양자원까지 상장 폐지되면 한국증시에서 살아남은 중국기업 22곳 중 13곳으로, 생존율은 59.1%에 불과하다.

중국원양자원이 상장 폐지되면 유가증권시장에는 중국기업이 한 곳도 남지 않게 된다.

'고섬 사태'이후 우리 증시에서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중국기업의 국내 상장은 그 명맥이 4년 넘게 끊겼다. 이후 작년 크리스탈신소재[900250]를 시작으로 6곳이 상장하면서 다시금 열기가 시작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중국원양자원 사태로 급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올해 안에 국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인 중국기업은 10여개사에 이른다. 컬러레이홀딩스, 그린소스인터내셔널유한회사 등 2개사는 상장예비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원양자원의 부실 문제가 이미 지난해부터 문제가 됐던 터라 시장에 주는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 관리 사각지대…"IPO 주관사 실사·평가 능력 키워야"

국내 상장 기업이라 할지라도 외국기업들은 우리나라 상법과 외부감사와 관련된 법률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업공개(IPO) 주관사와 감사인이 더 꼼꼼하게 상장예정회사를 검증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외국기업들은 국내법에 의해 제재·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상장 과정에서 부실기업들을 적절히 걸러내야 하는데 현재는 이런 검증역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자자보호 의식이 부족한 중국기업들의 경우 정보가 제한적인 만큼 주관사들의 기업 실사·평가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상장주관사가 기업의 '을'인 상황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제대로 된 실사와 평가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2000년대 중후반 해외 상장한 중국기업들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에서도 회계 문제가 있었다"며 "당시는 회계처리가 정교화되지 않았던 때로, 최근 상장했거나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까지 불신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황 실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자연스럽고 적절한 방법은 '평판'"이라며 "문제가 있는 기업의 상장을 주선한 주관사가 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고 실사와 평가를 더욱 꼼꼼하게 하는 관행을 만드는 자정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상장시 주관사들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특례상장이 확대하는 방향으로 상장·공모제도 개편하면서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주관사가 일정한 조건에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인 '풋백옵션'을 부여하도록 하고, 상장기업이 3년 내 관리종목지정이나 상장 폐지될 경우 해당 기업 상장주관사의 특례상장 주관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으로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chom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20 06: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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