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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사드 배치 숨고르기…중국과 '빅딜' 카드로 쓰나

송고시간2017-04-17 17:25

펜스 미 부통령 방한 계기로 분위기 달라져

중국의 대북 압박 유도하는 지렛대로 활용 주목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추진 중인 '빅 딜'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도 포함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미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과감한 조치를 끌어내고 그 대가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재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이달 16∼18일 한국 방문을 계기로 한미 양국의 주요 당국자들이 내놓은 발언은 이 같은 관측을 부추기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해 한미 양국의 기존 방침과 사뭇 다른 뉘앙스의 발언은 미국 측에서 먼저 나왔다.

펜스 부통령의 방한 길에 동행한 백악관 외교정책 고문이 기자들에게 사드 배치가 수개월 걸릴 수도 있다면서 배치 완료는 "(한국의) 차기 대통령의 결정으로 이뤄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힌 것이다.

한미 양국의 합의대로 사드 배치를 진행하되 이를 완료하고 작전운용을 시작하는 문제는 다음달 9일 대선으로 들어설 한국의 차기 정부와 논의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한미 양국이 북한의 점증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사드 배치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바로 작전운용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존 방침과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달 6일 북한이 스커드-ER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4발을 쏜 직후 전격적으로 사드 발사대 2기를 오산기지로 공수해 사드 배치를 서두른다는 느낌을 준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 미국이 한국의 조기 대선을 앞두고 사드 '알박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대선 이후에야 끝내는 쪽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사드 배치 앞둔 성주골프장
사드 배치 앞둔 성주골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가 대선 이후에 마무리되는가'라는 질문에 "현재 진행되는 상황으로 봐서는 단기간 내에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사실상 시인했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를 서두르던 한미 양국이 지난 6∼7일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대북 압박 조치를 지켜보며 사드 배치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사드 배치를 밀어붙이던 입장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는 지렛대로 사드 배치를 활용하기로 입장을 바꿨다는 얘기다.

이 같은 입장에서 유추해보면 중국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에 따라서는 사드 배치를 무기한 연기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빅 딜'로 문제를 해결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을 고려하면 미국이 중국의 대북 압박에 대한 대가로 사드 배치를 철회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는 대신에 북한 문제에 대한 협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트위터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협력하는데 왜 내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겠는가?"라며 빅 딜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이 사드 배치 문제를 중국을 움직이기 위한 지렛대로 삼는 양상을 보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 여부를 한창 논의하던 작년 2월 존 케리 당시 국무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직후 "북한의 비핵화만 이룰 수 있다면 사드는 필요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모든 것은 결국 북한의 선택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핵·미사일 문제에 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사드 배치를 포함한 한반도 안보 환경이 큰 변화를 맞겠지만, 북한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기존 흐름이 강화되고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것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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