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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국민연금에 최종제안 "대우조선 청산가치 미리 챙겨주겠다"

"별도 계좌에 즉시 1천억원 예치…담보로 활용 가능"
국민연금, 16일 채무재조정 찬반 결정할 듯
'대우조선 운명의 날' 사채권자 집회, 이제 이틀 앞으로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대우조선해양[042660] 채무 재조정을 둘러싼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이 국민연금에 최종제안을 보냈다.

15일 채권단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국민연금 측에 회사채·기업어음(CP) 상환용 자금 1천억원을 즉시 따로 떼어 예치해두겠다는 추가 제안을 했다.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3년 연장해달라는 내용의 채무 재조정을 요구받은 대우조선 회사채·CP 규모는 모두 1조5천500억원이다.

삼정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들의 투자자금 회수율 예상치는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 성공 시 50% ▲채무 재조정에 실패해 P플랜(Pre-packaged Plan) 돌입 시 10% ▲청산 시 6.6%다.

대우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청산되면 회사채 투자자들은 원금을 1천억원 가량만 챙길 수 있다.

사채권자들에게 일단 1천억원(청산시 회수율 6.6%) 상환을 보장하고,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 성공 정도에 따라 회수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채무 재조정에 찬성해도 회사채 투자자 입장에선 손해볼 것이 없다는 게 산은의 설명이다.

'운명의 날' 앞둔 대우조선해양
'운명의 날' 앞둔 대우조선해양(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채무재조정안 수용 여부를 판가름할 국민연금공단의 투자위원회가 14일 열린다. 국민연금은 이날 전주 기금운용본부에서 투자위원회를 열고 대우조선 채무조정안 수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다동 대우조선해양. 2017.4.14
saba@yna.co.kr

산은의 제안은 국민연금뿐 아니라 모든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적용된다.

이를 위해 산은은 회사채 상환을 위해 별도로 만드는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계좌에 1천억원을 즉시 넣기로 했다. 이 돈은 3년 후 만기연장 회사채 상환이 시작될 때까지 일종의 담보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13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전격 회동한 이후에도 산은과 국민연금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주말을 맞았다.

대우조선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인 P플랜에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사채권자 집회까지는 단 이틀이 남은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사채권자 집회에서 회사채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3년 유예해준다는 채무 재조정 안에 동의해야 대우조선은 P플랜을 피할 수 있다.

금융당국과 산은은 "대우조선이 채무 재조정에 성공하면 국민연금은 투자금 50%를 회수할 수 있고, P플랜에 가면 10%밖에 건지지 못하는데 어떤 게 이득인지 정답이 이미 나와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쉽사리 '찬성표'를 던지지 못했다.

채무 재조정에 찬성해 회사채 만기를 연장해 준다 해도 대우조선이 망하지 않고 살아남아 나머지 회사채(1천900억원)를 갚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풀지 못해서다.

만약 대우조선이 법정관리를 거쳐 청산된다면 출자전환을 통해 받은 주식이 휴짓조각이 됨은 물론 만기연장 회사채도 다시 채무 재조정 대상이 된다.

대우조선이 지금 P플랜에 들어가면 원금 10%는 확실히 회수할 수 있지만, 잘못하면 한 푼도 건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산은이 "청산가치만큼의 회사채를 미리 갚을 테니 채무 재조정에 동의해달라"는 제안을 던진 것이다.

청산가치를 보장한다면 더는 국민연금이 채무 재조정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P플랜에 가면 회사채 10%를 상환받을 수 있다는 게 실사 결과인데, 법원이 강력한 채무 재조정을 하면 회수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청산가치를 먼저 챙겨줄 경우 채무 재조정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국민연금관리공단[연합뉴스TV 제공]

지금까지 산은과 국민연금 양측은 '회사채 만기연장분의 상환 보장'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국민연금은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상환 '보증'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아예 청산되더라도 국책은행이 회사채를 갚아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산은은 "보증을 서면 국책은행이 대우조선에 지원하는 신규 자금이 2조9천억원에서 사채권자들의 회사채 50%를 더한 3조6천500억원으로 늘어나는 꼴"이라며 법적 보증은 불가능하다고 맞서왔다.

산은은 별도 관리하는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계좌 개설을 통해 국민연금이 회사채를 안전하게 상환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에스크로 계좌는 출금이 제한되는 계좌로, 회사채 원리금을 갚을 돈을 대우조선이 다른 곳에 쓰지 못하도록 미리 떼어 놓는 일종의 상환 보장 장치다.

2019년 하반기에는 대우조선을 재실사해 회사 현금흐름이 양호할 경우 회사채 전액 조기 상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런 제안이 실제 지켜질 수 있을지 국민연금이 의심의 눈길을 보내 양측은 관련 내용을 문서(확약서)로 남기기로 하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국민연금은 산은의 제안을 놓고 고민해 본 뒤, 사채권자 집회 하루 전인 오는 16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채무 재조정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chopar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15 22:3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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