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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만 따는 '불면허' "비용 부담" vs "더 어려워져야"

T자 코스서 2∼3회 낙방 기본…학원비·응시료 100만원 훌쩍
"주차도 못하는 면허 안 될 말" "취득비용 인하책 마련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운전 능력이 미숙한 데도 남발, 사고 발생을 유발해 '물면허'라는 지적을 받아온 운전면허 시험이 대폭 강화됐다.

응시생의 90% 이상이 단번에 합격하고, 완전 초보가 일주일에 두 번만 운전대를 잡고도 통과할 정도로 수월했던 것과 달리 합격률이 절반에 그쳐 재수, 삼수가 기본일 정도로 어려워졌다.

초보 운전자들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며 '불면허'를 반기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그러나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면허 취득 비용이 지나치게 부담스럽다며 수위 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과거에 비해 여전히 진입 문턱이 낮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절반만 따는 '불면허' "비용 부담" vs "더 어려워져야" - 1

지난해 12월 22일 운전면허 시험이 강화된 이후 3개월간 장내 기능시험 합격률은 53.4%로 이전(92.8%)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경사로와 'T자 코스'를 부활한 '불면허'로 인해 '물면허' 시절을 생각해 만만히 보고 달려들었던 응시생들은 줄줄이 고배를 마시며 매운맛을 톡톡히 봤다.

재수, 삼수는 기본이고 네다섯번 연거푸 고배를 마시는 경우까지 속출하면서 비용 부담도 커졌다.

지역에 따라 20만~30만원이면 가능했던 학원비와 시험 응시료를 합한 취득 비용이 100만원을 넘어서자 응시생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최모(20·여)씨는 지난 12일까지 1종 보통 장내 기능시험에서만 총 6번 불합격했다.

최씨는 "60만원대의 학원비와 불합격으로 인한 추가 보충 수업, 응시료 등을 합치니 100만원 넘게 썼다"며 "시험에서 떨어지는 것보다 들어가는 돈이 더 무섭다"고 말했다.

회원수가 15만여명인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면허시험 관련 카페에는 어려워진 시험과 학원비 부담에 관한 고민을 토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카페 가입자 A(20)씨는 "기능시험에서만 4번 떨어져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다"면서 "추가 교육 비용도 만만치 않아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카페에는 "사고 방지를 위해 운전면허 시험을 어렵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취득 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절반만 따는 '불면허' "비용 부담" vs "더 어려워져야" - 2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자동차학원비는 1년 전보다 약 33.2% 올랐다. '불면허'로 바뀌기 전인 작년 12월과 비교해도 불과 한 달만에 23%나 뛰었다.

운전면허 학원 관계자는 "강화된 장내 기능시험 평가 항목에 따라 시설을 확충하고, 의무교육 시간이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어 학원비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합격률이 92%에 달했던 '물면허'가 되기 이전에 면허를 취득한 '고참' 운전자들은 현재의 운전면허 시험도 결코 어려운 게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2005년 1종 보통 면허를 딴 박모(31·경남 창원시)씨는 "원래 두세번 떨어지는 게 정상"이라며 "어렵게 따야 많이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면허를 따고 실전 주행에 나서도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면허시험 합격률이 떨어져 취득 비용이 100만원에 달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겠지만 애꿎은 목숨을 앗아가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험이 더 어려워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네이버 아이디 'jint****'는 "운전면허 따고도 주차 못 하는 운전자가 없어야 한다"면서 "안전을 위해서 면허시험은 더 어려워도 된다"고 댓글을 남겼다.

'0912****'는 "'S자 후진'도 면허시험에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1천200명이 넘는 누리꾼이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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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응시생들이 바뀐 시험에 적응하게 돼 합격률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학원비도 학원간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하,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험 강화와 더불어 면허를 딴 초보 운전자들의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연습 면허로 일정 기간 사고 없이 운행해야 정식 면허를 발급하는 '예비 면허제'가 하나의 방법으로 꼽힌다.

단계별 면허제도를 도입한 호주는 정식 면허를 따려면 3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최소 48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면허시험 난이도는 적당하다고 본다"면서 "사고를 줄이려면 운전을 숙련할 수 있도록 연습 기간을 늘리고, 면허 발급 후에도 초보운전자를 지속해서 관리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ogo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16 07: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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