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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항생제 후보물질 찾았다…왕도마뱀 침에서 '힌트'

한·미 공동 연구팀 "동물실험서 항균·상처 치유효과 우수"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기존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를 없앨 수 있는 항생제 후보 물질이 개발됐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코모도 섬에 사는 덩치 큰 도마뱀 '코모도 왕도마뱀'의 혈액 속 물질을 변형한 것이다.

15일 미국 조지메이슨대 연구진에 따르면 이런 물질을 합성하는 데 성공해 'DRGN-1'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출판그룹(NPG)이 발간하는 학술지 '바이오필름&마이크로바이옴'(biofilms and microbiomes) 최신호(11일 자)에 실렸다.

코모도 왕도마뱀은 입속에 강력한 '무기'를 지닌 채 살아간다. 이들의 무기는 세균이 득실거리는 침인데, 적을 물 때 침 속에 있는 세균이 들어가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도마뱀은 자신의 입속 세균에 감염되지 않는데, 혈액 속에 강력한 항균 펩타이드(peptide)를 여럿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의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이 여러 개 연결된 물질이다.

인도네시아 코모도 왕도마뱀의 모습. [연합뉴스·EPA 자료 사진]
인도네시아 코모도 왕도마뱀의 모습. [연합뉴스·EPA 자료 사진]

이번에 연구진이 개발한 항생제 후보는 'VK25'라는 도마뱀 항균 펩타이드에서 아미노산 2개만 변경한 것이다.

이 물질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녹농균과 황색포도알균을 사멸하는 효과가 VK25보다 2배 이상 높으며 이들 세균이 만드는 바이오필름도 효과적으로 없애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오필름은 세균이 분비하는 막 성분과 세균을 통칭하는 것인데, 세균을 더 잘 자라게 돕고 항균제가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새 합성 물질이 세균의 유전자에 붙어,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단백질의 합성을 막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연구진은 DRGN-1가 염증반응을 줄이고 치유 세포를 이동시켜 상처 치유를 돕는 기능이 있다는 것도 새로 밝혔다. 쥐 피부에 지름 6mm의 상처를 낸 뒤 DRGN-1을 매일 바르자 11일 뒤 상처가 아물어 흔적이 사라졌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거나 VK-25를 발라줬을 때는 같은 기간에 절반 정도의 상처 면적이 남았다.

이번 논문의 1저자인 정명철 박사는 "실험에 쓴 녹농균과 황색포도알균은 바이오필름을 형성하는 슈퍼박테리아로 분류된다"며 "이를 효과적으로 없애는 새 합성물질은 새로운 개념의 항생제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정 박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조지메이슨대 연구원을 거쳐 현재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인 에스티큐브[052020](STCube)의 미국 메릴랜드 연구소에 재직 중이다.

s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15 14: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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