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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른 조세부담률…朴정부 4년은 '복지없는 증세'였나

지난해 조세부담률 9년만에 최고…국민적 신뢰는 '글쎄'
전문가들 "조세부담률 인상 불가피…사회적 합의 전제돼야"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증세 없는 복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표 공약 중 하나였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에서 국세와 지방세 등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조세부담률은 박근혜 정부 집권 첫해를 제외한 3년간 매년 상승 폭을 키웠고 지난해에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정부가 세수 호황을 이어가는 동안 빈곤층 소득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졌다.

청년실업 등 고용시장 한파가 2년 넘게 계속되면서 정부 정책 역량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매년 상승하는 조세부담률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여전히 불편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조세부담 증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그에 앞서 재정관리 역량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을 상대로 한 설득과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조세부담률 0.9%포인트 '껑충'…사상 최고치에 근접

또 오른 조세부담률…지난해 조세부담률 9년만에 최고
또 오른 조세부담률…지난해 조세부담률 9년만에 최고[제작 조혜인]

박근혜 정부는 출범 첫해 이른바 '증세 없는 복지'를 추진하기 위해 세출 구조조정,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감면 정비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조세부담률은 전년보다 0.8%포인트(p) 낮은 17.9%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재정 건전성 부담, 재정 확대 등의 요구로 조세부담률은 매년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다.

2014년 전년보다 0.1%포인트 올라간 조세부담률은 2015년 0.5%포인트로 상승 폭을 확대하면서 18.5%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경기 호황 등으로 세수 상황이 좋아지면서 상승 폭이 0.9%포인트로 더 커지면서 조세부담률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9.4%에 이르렀다.

조세부담률은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19.6%로 역대 최고를 찍었지만 이명박 정부가 대대적인 감세 정책을 표방하면서 3년 연속 하락, 2010년에는 17.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각 정권의 첫해와 마지막 해의 조세부담률 변화를 비교하면 김대중 정부 +1.6%포인트(16.2%→17.8%), 노무현 정부 +1.4%포인트(18.2%→19.6%), 이명박 정부 -0.6%포인트(19.3%→18.7%), 박근혜 정부 +1.5%포인트(17.9%→19.4%)다.

연평균 조세부담률을 보면 이명박 정부 5년간 18.50%로 가장 높았고, 박근혜 정부 4년간 18.45%로 뒤를 이었다.

노무현 정부 5년간 평균 조세부담률은 18.32%였고, 김대중 정부 때는 17.20%로 가장 낮았다.

◇ "담뱃세 인상은 국민건강 위해서?…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조세부담률 인상 불가피"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조세부담률 인상 불가피"[연합뉴스TV 제공]

조세부담률은 저출산 고령화로 매년 커지는 복지 수요와 미래 먹거리 투자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약 30년 뒤인 2045년에는 혼자 사는 65세 이상 고령 노인 수가 2015년의 3배가량 늘어난다.

생산가능인구도 빠르게 감소하면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초반 3.6%에서 2020∼2024년 1.9%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인구 구조적 변화는 전 사회적인 부양 부담 의무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재정 역할에 대한 기대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재정 재원은 국채를 통해서도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국가 부채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세금을 더 걷는 방법이 재정 건전성을 위해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라는 점에서 증세 필요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 공약에 대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OECD 국가 중 복지가 취약한 편에 속하지만 조세부담률도 낮은 편이어서 앞으로 조세부담률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고령화, 청년실업 문제 등에서도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조세부담률 인상은 납세자인 국민의 신뢰와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조세 저항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재정집행 역량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조세부담 증대에 대한 국민 인식은 부정적이다.

담뱃세 인상을 두고 부각된 정부와 국민 간 인식차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는 담뱃세를 인상하면서 복지 지출 용처가 많으니 국가 살림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설득해야 했다"면서"아직도 국민건강보호 차원이라고 주장하다 보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빈곤층 가구 소득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서민들이 경기 불황으로 시름 하는 동안 정부는 유례없는 세수 풍년을 기록했다는 점도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을 키운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빈곤층 가구 소득이 쪼그라든 반면 고소득 가구는 늘어나면서 2008년 이후 7년간 줄어들던 빈부 격차는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반면 정부는 지난해 세계잉여금만 8조원을 기록, 2007년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를 찍는 등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재정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세부담률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조세부담을 올릴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천구 연구위원은 "복지를 더 확충하기를 원한다는 국민적인 합의가 있을 때 걷는 방법론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roc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16 06: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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