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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에 재료 담갔다가 작품 만들고' 시대 아픔 보듬은 예술계

송고시간2017-04-14 10:29

홍성담, 삶과 죽음의 경계서 고통과 직면

은암미술관 3년째 4월이면 세월호 추모전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시대의 아픔과 현실을 담아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에게 세월호 참사는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제주로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은 불귀의 몸이 돼 차가운 바다를 떠돌았고, 자식을 잃은 어미는 절망 속에 오열했다.

결코, 침몰할 것 같지 않았던 커다란 배가 서서히 물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이 생중계됐고 사람들은 삶의 허무함과 느슨하기만 했던 국가의 안전 기능에 실망했다.

예술가들은 돈보다 생명이 경시되는 현실을 절대 좌시하지 않았고, 붓과 펜을 들어 기록하기 시작했다.

홍성담 作 '꿈'
홍성담 作 '꿈'

◇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통을 만나다'…홍성담 '세월오월'전

한국을 대표하는 민중미술화가 홍성담씨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자 안산에 있던 작업실에서 뛰쳐나와 팽목항으로 갔다.

작업실에서 그를 도와주던 소녀는 단원고 학생이었고 며칠 뒤 싸늘한 시신으로 부모 곁에 돌아왔다.

날카로운 현실 비판과 풍자로 시대를 직면해온 작가는 소녀의 죽음과 세월호, 일그러진 한국 현대사를 정면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그는 2014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으로 지역 작가들과 함께 가로 10.5m, 세로 2.5m 크기 '세월오월'을 그렸다.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당시 시민군과 아낙이 힘차게 세월호를 들어 올리는 장면을 표현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허수아비 모양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종하는 것으로 묘사해 전시가 좌절됐다.

3년이 지나고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이 되고 나서 지난달 28일부터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전을 열었다.

홍 씨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슬픔을 진정으로 치유하려면 그들이 삶과 죽음 경계에서 겪었을 고통을 상상하고 떠올려야 한다"며 "찰나 고통을 직면하면서 생명의 존귀함과 인간 존엄성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세월호 인양을 예견한 듯…세월호가 뭍에 몸을 푼 날 전시 개막

세월호가 인양돼 목포신항에 힘겹게 몸을 푼 지난달 31일 전남 담양의 담빛예술창고에서는 '노란 나비떼와 푸른 진실의 세월'전이 개막했다.

지역에서 세월호를 주제로 꾸준하게 작업을 해온 15명의 작가가 함께 기획한 전시로 무엇보다 세월호 인양 시점과 맞아 떨어져 관심을 끌었다.

전시에는 김재성·이재호·문학열·임의진·박일구·조정태·박정용·한희원·서법현·홍성담·송필용·홍성민 등 15명이 참여했으며 회화와 설치 등 30여 점을 선보였다.

팽목항 앞바다에 재료를 몇 달씩 담갔다가 작품을 만드는가 하면 눈물과 촛불을 형상화해 그날의 충격을 작품에 녹여내는 등 현실참여형 작품이 대거 전시됐다.

담빛예술창고 장현우 총감독은 "작년 하반기에 새해 계획을 세우며 세월호 추모 전시를 기획했는데 공교롭게도 세월호 인양 시점과 맞아 떨어져 놀라웠다"며 "주제가 세월호에 대한 기억이어서 현실참여형 작가 위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 '잊지 않겠습니다'…3년째 이어진 은암미술관 '추모전'

2015년부터 3년째 4월이면 세월호 추모전을 열고 있는 광주 은암미술관은 '예술인 행동, 장'과 공동으로 지난 9일부터 '진실의 세월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세월호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 자원봉사자, 생존자를 위로하고 국가의 안전 시스템을 점검하고자 기획했다.

참여작가는 김화순·최재덕·정진영·문성준·심우삼·서동환·김옥진·송재민·김지아·추현경 씨 등이며 세월호 유가족의 작품도 선보였다.

은암미술관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2주년을 앞두고 '함께크는 나무협동조합'과 함께 '기억을 나누다' 전을 열었다.

2015년에는 '세월호-종이배의 꿈' 전을 열어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를 위로했다.

은암미술관 채종기 관장은 "학생들이 많이 희생되는 것을 보고 사회 안전망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게 됐다"며 "정치적인 목적이 있기보다는 국민의 기본적인 행복 추구권에 대한 토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세월호 추모전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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