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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전과자 딱지' 10년… 30대女, 재심서 누명 벗었다

송고시간2017-04-14 13:56

주민번호 도용한 올케도 시효 지나 '공소권 없음'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올케의 음주운전 혐의를 뒤집어쓰는 바람에 10년간 전과자로 살던 30대 여성이 재심을 통해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음주운전 '전과자 딱지' 10년… 30대女, 재심서 누명 벗었다 - 1

의정부지법 형사5단독 조은경 판사는 14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35·여)씨에 대한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10년 전인 2007년 12월 27일 밤 양주시청 앞 도로에서 음주 운전을 한 혐의로 벌금 1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단속 경찰관에게 적발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07%여서 운전면허도 취소됐다.

음주운전을 한 것도, 혈중알코올농도 역시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이 바뀌었다.

김씨의 남편은 최근 우연히 김씨의 음주 운전 전과를 알게 됐고 김씨로부터 전후 사정을 듣게 됐다. 경찰의 허술한 조사가 문제였다.

당시 실제 운전자는 김씨의 올케인 A(36)씨였다. A씨는 수차례 음주 운전 전력이 있어 가중 처벌이 두려운 나머지 김씨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다.

A씨는 경찰에 출석해 미리 외우고 있던 김씨의 주민등록번호와 차량등록증 사본을 제출해 조사를 받았다.

김씨의 남편은 "경찰이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 사진만 확인했더라도 실제 운전자가 누군지 알 수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며칠 뒤 아내에게 벌금 100만원을 내라는 통지서가 날아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A씨는 김씨에게 전화해 과태료일 뿐이라고 속이면서 돈만 내면 끝나는 일이라고 사정했고 김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부탁을 들어줬다. 그게 화근이 됐다.

이후 김씨는 남편과 결혼을 했고 임신과 출산 등으로 운전할 일이 없어 지나쳤지만 몇 년 전부터 직장을 구할 때마다 범죄경력 조회 때 음주 운전 전과가 걸림돌이 돼 속앓이를 해야했다.

그러다 이런 사실을 남편이 알게 됐고 도움을 받아 이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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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 사건을 재조사해 당시 김씨는 부산에서 자원봉사 중이었고 A씨는 이전에도 명의도용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토대로 음주 운전자가 뒤바뀐 것으로 판단했고 김씨에게 재심 신청을 통보했다.

검찰이 사건을 재조사해 재심 신청을 통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결국 김씨는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신청했고 법원은 한 달 뒤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김씨가 음주 운전했다는 증거가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재판이 끝난 뒤 "운전면허를 새로 발급받아 아이를 태우고 다닐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그동안 마음고생 했지만 이제라도 잘못을 바로잡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A씨의 명의도용과 음주 운전 혐의에 대해 공소시효가 지나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경찰의 실수에 대해서도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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