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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미세먼지·대우조선…"정부 도대체 뭐하나" 비난 속출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도연 기자 = 중국의 비상식적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마음 놓고 외출조차 할 수 없는 극심한 미세먼지 오염, 수 조 원대 천문학적 규모의 적자를 내고 표류 중인 대우조선해양 사태….

한국인·한국경제의 생존과 직결된 긴박한 현안이 쌓여있지만, 정부가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며 최소한의 문제 해결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아무리 현재 대통령이 없고, 새 정권 출범이 임박한 점을 고려해도 '복지부동'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 많다.

문 닫은 중국 롯데마트
문 닫은 중국 롯데마트

◇ 세계 유례 없는 中 롯데마트 전지점 '마비'에도 '증거' 타령

정부의 소극적 대응과 무능력이 가장 심각하게 드러나는 이슈는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다.

앞서 지난달 15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사드 보복으로 큰 타격을 입은 롯데마트 등 롯데계열사와 면세점, 여행·관광업체, 전자업체 등과 만나 중국 사업 관련 피해 현황을 들었다.

2월말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부지로 제공한 직후 본격적으로 중국 당국과 소비자들의 사드 보복이 시작된 이후 거의 보름만의 일이었다.

더구나 지난해 말 사드 배치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통관 지연·탈락 사례가 속출하고, 11월 롯데 다수 중국 사업장 등에 대한 일제 소방·위생 점검이 이뤄진 시점을 기준으로는 거의 3~4개월 만의 공식 피해 상황 취합으로, 당시에도 '뒷북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에도 정부의 소극적 태도에는 변화가 없는 상태다.

한 피해 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15일 이후 다시 한 달이 지났지만, 그동안 정부가 공식적으로 피해 상황을 파악해 간 것은 더 이상 없었다"고 전했다.

학계와 통상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한 투자자국가소송(ISD) 등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과 관련, "특별한 (경제보복) 물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건 하겠다"고 말한 것이 거의 전부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이미 롯데마트의 경우 중국 현지 점포 99개 가운데 87개(강제 영업정지 74개, 자율휴업 13개)가 문을 닫았다. 나머지 12개 점포도 중국인의 '불매 운동'에 사실상 영업이 마비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프랑스의 티베트 독립 지지 논란으로 중국 내 까르푸가 불매 운동으로 곤욕을 치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중국 당국의 공식 개입으로 중국 현지 유통기업의 모든 점포가 문을 닫은 경우는 유례가 없다"며 "외교와 연결된, 이런 비상식적 경제보복은 정부가 나서 풀어줘야 하는데,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사드 피해 업체들이 자국인 대한민국보다 오히려 제3자인 미국에 더 기대를 거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근 끝난 미·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보복에 대한 경고 등을 기대했지만, 직접 거론된 내용은 없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미세먼지로 가득한 서울 하늘
미세먼지로 가득한 서울 하늘

◇ "미세먼지 관련 정부 자료조차 못 믿겠다" 지적도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 사태에도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우리나라 상공의 미세먼지(PM2.5) 농도는 32㎍/㎥로, 2015년 이후 가장 높았다.

미세먼지에 따른 불편과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난 6일 국정 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요건 완화에 따라 수도권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실시 등 비상저감조치 준비상황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정부가 당장 행동에 옮길 수 있는 미세먼지 대책은 차량 2부제, 학교 휴업 등 정도가 거의 전부라는 얘기다.

정부의 미세먼지 문제 해결 능력 자체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비판은 맞다"라며 "현황 파악조차 되지 않는 것 같다. 환경부가 자료를 내놓는데, 설득력이 전혀 없고 환경부 내부 자료들끼리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많은 경우 정부 자료가 현장 실측 자료가 아니라 추정값인 경우가 많고, 이런 근거가 빈약한 통계에 근거해 지금까지 경유차, 석탄화력발전소 등을 차례로 돌려가며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해왔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점"이라며 "미세먼지는 시시각각 변하지만, 정부가 이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국민은 개인별로 직접 '자기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미 시중에서는 공기청정기가 주문 후 몇 주일을 기다려야 할 만큼 '품귀' 상태이고, 공기청정기 구매 여력이 없는 서민층은 차량용 필터를 창문에 붙이는 고육책까지 동원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중국에 말도 못하는 정부, 갈수록 심각해지는 대기오염, 정말 답답하다"며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질타하는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오히려 현 정부보다는 각 정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표심'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미세먼지 대책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실정이다.

대우조선해양 '빨간 불'
대우조선해양 '빨간 불'

사드 보복, 미세먼지 문제뿐 아니라 대우조선해양 사태도 '권력 공백기' 정부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는 각각 대우조선해양의 법정관리, 도산을 전제로 손실액을 12조~17조원, 59조원으로 추정했다. 두 기관의 추정값 차이가 너무 커 사실상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켰다.

여기에 채권자 국민연금과 대주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채무재조정안과 관련,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중재하거나 조율할 주체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처리 문제는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한국경제 위기설'에서 중요한 변수인데, 구조조정 자체가 혼란을 겪고 더뎌진다면 그만큼 전체 경제가 계속 큰 불확실성을 떠안고 가야 한다"고 우려했다.

shk99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13 09: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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