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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채권은행이 하던 기업구조조정…자본시장 주도로 전환

사모펀드(PEF) 활용…시장논리로 선제적·빠른 구조조정 기대
PEF 규모 부족해 중소기업에 우선 적용…매각 가격 조정 등 실효성 의문
[그래픽] 기업 구조조정, 시중은행 아닌 민간 자본시장이 맡는다
[그래픽] 기업 구조조정, 시중은행 아닌 민간 자본시장이 맡는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정부가 13일 발표한 '신(新) 기업구조조정 방안'은 그동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나 채권자인 시중은행이 도맡아 오던 구조조정을 민간 자본시장이 주도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당국은 민간 사모펀드(PEF)가 구조조정을 주도하면 기존에 은행이나 정책금융기관 주도의 구조조정보다 선제적이고 빠른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국내 자본시장 규모가 작아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매머드급 기업의 구조조정은 지금처럼 정부와 채권은행 주도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있다.

기업구조조정 펀드 조성안 [금융위원회 제공=연합뉴스]
기업구조조정 펀드 조성안 [금융위원회 제공=연합뉴스]

◇ 시장이 미리 골라 구조조정

현재 구조조정 시스템의 문제는 시중은행이나 정책금융기관이 기업에 돈도 빌려주면서 부실 우려가 있는 기업을 골라내는 작업까지 동시에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돈을 빌려준 기업이 부실화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부담이 있고, 기업과 장기 거래관계를 고려하다 보니 신용 평가에서 온정주의가 발생해 구조조정 시기를 놓칠 우려가 있다.

실제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화가 한참 진행된 이후에도 대우조선의 여신 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하다 지난해에야 '요주의'로 낮췄다.

그러나 이번 신 구조조정 방안처럼 은행 내부의 신용위험평가위원회에 외부위원을 포함하고 평가 모형을 객관적 근거에 따라 선정하면서 신용위험평가 담당자에게 면책권 및 인센티브를 주면 지금보다 이른 시일에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골라낼 수 있을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했다.

부실기업을 골라내면 자본시장에서 PEF가 등장해 해당 기업의 채권을 인수하고 시장논리에 맞게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은행 등 채권자는 부실 우려 채권을 미리 털어낼 수 있고, PEF는 해당 기업이 조금이라도 건전할 때 채권을 사들일 수 있어 구조조정으로 기업을 살릴 확률이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PEF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중개 플랫폼을 만들고, 매각 과정에서 사고, 파는 가격 차이로 시간이 지연되지 않도록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를 설립, 가격에 대한 이견이 줄어들도록 유도해 준다.

또 정책금융기관 주도로 기업구조조정펀드를 만들어 민간 구조조정 전문기관을 자(子)펀드로 선정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게 하고,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보증을 통한 지원도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온갖 기업의 구조조정을 다 떠맡던 산은이나 수은의 역할이 구조조정 추진 주체에서 구조조정 시장 조성자로 바뀌게 된다.

은행들도 여신 부실로 건전성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자본시장이 발달한 미국은 기업구조조정을 자본시장이 주도한다"며 "자본시장이 기업구조조정에 참여하고 채권자인 은행과 자본시장의 협업으로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 제대로 작동할까…PEF 규모 크지 않아 한계 우려

문제는 이런 제도가 실제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지다.

기업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위해 외부 위원을 포함시킨다는 은행의 신용위험평가위원회도 여전히 은행 내에 있어 독립적으로 운영될지 미지수다.

빠른 거래를 위해 매매 가격 조정 역할을 할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적정 가격에는 강제성도 없다.

애초 정부는 조정위원회가 산정한 채권 가격과 채권은행이 산정한 가격이 맞지 않으면 그 차이 만큼의 충당금을 쌓게 해 매각이 빨리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었지만 은행들의 반대로 이번 대책에서 강행 규정은 제외됐다.

무엇보다 구조조정에 참여할만한 PEF가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이다.

시장 주도 구조조정은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됐지만, 국내 자본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그동안 도입되지 않았다.

금융시장에서는 대우조선처럼 대규모 기업의 구조조정을 소화할 수 있는 PEF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대기업의 구조조정은 지금처럼 정부와 채권은행이 책임지고 끌고 나갈 수밖에 없다.

김 사무처장은 "수조원 규모의 기업은 국책은행 주도로 갈 수밖에 없다"며 "중견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것이 이번 방안의 1차적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13 09: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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