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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과제]⑤'통치'아닌 '정치'하고 국회와 머리 맞대야

차기 정부 협치는 선택 아닌 필수…협치 없이 개혁도 '공염불'
대통령 직접 나서야 협치 가능…여당 독립적으로 책임정치 필요
야당도 입법 기능 및 민주적 책임성 강화 필요…시민사회와의 협치도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역대 대통령들은 국회의원을 지내고 당 지도부로서 정당을 이끈 경험이 있더라도 청와대만 입성하면 친정인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는 패턴을 반복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세종로 정치와 국회를 터전으로 하는 여의도 정치를 애써 분리했다. 국회를 '낡은 정치'의 본산으로 몰아붙이며 청와대를 개혁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차별화 전략으로 이런 시도들이 되풀이 됐다. 하지만 청와대와 국회의 대결, 당·청 갈등, 대통령과 야당의 충돌 등을 초래해 정작 대통령이 목표로 했던 개혁 어젠다들이 입법 제도화되는데 장애물을 조성하곤 했다.

(자료사진) 국회 본회의장
(자료사진) 국회 본회의장

새 정부는 정치·경제·사회 분야 개혁과 함께 협치라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게 된다.

특히 이번 국회에 절대 과반 정당이 없기 때문에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협치 없이는 개혁 입법은 한발 짝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차기 정부가 국회와 양방향 협치를 하지 않을 경우 정부 출범 초 민심을 수습하고 국론을 통합하는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제도적으로도 현행 국회 선진화법 하에선 60%의 의석을 가져야 법안 처리가 용이한 만큼, 차기 정부는 여러 야당의 뜻을 모아내야 한다.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협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가 된 셈이다. 대선후보들이 앞다퉈 협치와 인사 탕평을 내세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선 새 정부는 정무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정무수석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셈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상당수의 정무수석이 박 대통령으로부터 힘을 받지 못한 채 국회와의 '연락관' 역할에 그치며 청와대와 국회 간 불통의 씨앗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자료사진) 2013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외교관 출신 박준우 정무수석
(자료사진) 2013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외교관 출신 박준우 정무수석

정무장관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와 국회 간의 조정 기능을 제도적으로 격상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결국 열쇠는 대통령이 쥐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소야대에서 대통령이 직접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협치는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 주요 인사들을 수시로 만나며 국정운영 방향을 함께 논의하고 법안 처리에 동의를 구해야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13일 통화에서 "정무수석으로는 안 된다. 대통령이 국회나 야당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때는 대리인을 보내서는 안 된다"면서 "대리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대통령이 직접 나설 의지가 있을 때 야당도 손을 잡게 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의 의지가 없으면 정무장관을 만들어도 아무 의미가 없다. 박근혜 정부에서의 정무 기능 실패는 대통령이 정무수석의 역할을 최소화시켰기 때문"이라며 "정무수석의 역할도 보장해주고 대통령도 실질적으로 나서야 협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더구나 허니문 기간이 짧아지는 추세여서 취임 초기부터 국회와 신뢰를 쌓아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초반부터 정부와 국회와의 관계가 어그러지면 여소야대에서 정국은 교착상태에 빠지며 입법은 한없이 지체될 가능성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등이 임기의 대부분을 여소야대 속에서 보내면서도 야당과의 대화와 소통 등에 주력한 결과, 원만하게 국정을 운영했던 점을 차기 정부가 참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료사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특히 청와대와 여당 간의 관계도 기존 관습을 벗어나 새롭게 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과의 관계처럼 '수직적·상하·일방통행식' 관계가 형성되면 국정 실패를 되풀이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집권당이 독립적으로 역할을 하면서 책임 정치를 실천해야 정부도 힘을 받을 수 있고, 협치의 길도 탄탄하게 닦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시점이다.

당정협의의 방식도 달리질 필요가 있고, 정부 여당내부의 코드 조율만이 아니라 정부와 야당간의 '야(野)·정(政)' 소통 채널도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대통령제인데 내각제 식으로 당정협의를 해서는 협치가 안 된다"면서 "청와대가 상임위로 직접 가서 설명하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 문제를 풀어나가면 해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집권당은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상임위원장은 당 지도부의 눈치를 보는 데, 청와대 및 정부와 상임위 간의 직접적인 활발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당도 정당 정치를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내미는 손을 잡고 정쟁보다는 입법에 주력하면서 민주적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는 국회와의 협력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및 기업, 노동계 등과도 끊임 없이 의사소통해야 첨예한 이해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주문한다.

신 교수는 "협치는 거버넌스인데 사실 정당끼리보다는 정부가 시민사회와 기업 등과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사진) 청와대 정문
(자료사진) 청와대 정문

lkbi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13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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