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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검경이 지금 수사권 문제로 다툴 땐가

(서울=연합뉴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수사권 조정 문제가 또다시 불거져 검찰과 경찰의 신경전이 뜨겁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10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김수남 검찰총장이 지난 7일 검·경의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국가시대의 수사권 남용'을 언급한 데 대한 의견을 묻자 "지금은 경찰국가 시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그 부분은 소이부답(笑而不答·웃을 뿐 답하지 않음)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경찰에게 수사권을 주면 남용될 수도 있다는 김 총장의 우려가 시대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권 조정은 정치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함께 검찰 개혁의 핵심 과제로 거론되는 문제다.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맡는 방향으로 바꾸자는 것이 골자다.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등 모든 대선 후보들이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 20여 년간 대선 때마다 이 문제가 등장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 검찰권 견제와 제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검찰 수장이 이례적으로 이 문제를 먼저 거론했지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발단은 지난 7일 김수남 총장의 서울동부지검 신청사 준공식 기념사였다. 그는 "검찰은 경찰국가시대의 수사권 남용을 통제하기 위해 준사법적 인권옹호기관으로 탄생한 것"이라며 검찰 수사권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 발언은 되레 검찰 개혁 논의가 검찰의 자업자득이라는 지적을 불렀다. 2014년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졌을 때 검찰이 제대로 역할을 했다면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으로 나라가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진경준 전 검사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에서 나타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행태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급기야 경찰 간부의 입에서 '검찰이 국정농단의 공범'이라는 말까지 나왔고, 검찰은 "검찰 구성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수사권 조정 문제로 검찰과 경찰이 벌이는 기 싸움은 국민의 눈에 조직 이기주의로밖에 안 보인다. 권한을 빼앗길까 봐 전전긍긍하는 검찰도 볼썽사납지만, 경찰도 수사권 남용 우려가 왜 나오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나라 안팎의 위기가 몰려드는 지금, 국가 공권력의 상징인 검찰과 경찰이 '밥그릇 싸움'이나 하고 있을 때인가 싶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사권 조정이 공약으로 나오는 것은 그만큼 검찰권 행사에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공약은 번번이 '검찰의 힘'에 밀려 흐지부지됐다. 한국처럼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나라는 드물다. 절대적인 권력은 부패하기 쉽다. 견제와 균형이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기도 하다. 수사권 조정 문제가 이해 당사자인 검찰과 경찰 간의 갈등과 충돌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 차기 정부가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시대적 흐름에 맞춰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면 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10 17: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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