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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 40일…中, 한국 유통·관광·제조업 '무차별 난타'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강종훈 기자 = 지난 2월 말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부지로 제공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기업에 대한 중국의 무차별 '보복'이 한 달 열흘째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 롯데마트의 중국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고, 한국을 찾는 중국인 수는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초기 롯데 계열사와 유통·관광 부문에 집중된 피해는 갈수록 다른 한국기업과 제조업, 스포츠, 연예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문 닫힌 중국 장쑤성 롯데마트
문 닫힌 중국 장쑤성 롯데마트

◇ 중국 롯데마트 90% 문 닫아…최소 매출 손실만 2천억

롯데마트는 중국 '사드 보복'의 최대 희생양이자 '상징'이 됐다.

현재 롯데마트 중국 현지 99개 점포 가운데 74개는 강제 영업정지, 13개는 자율휴업 상태다. 99개 가운데 거의 90%에 이르는 87개가 중국의 '한국 때리기' 탓에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2월 말~3월 초 사이 중국 롯데마트 점포 대부분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일제히 소방·시설 점검을 받았고, 사소한 위반을 이유로 70개 이상 점포가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무더기 영업정지·휴업 사태는 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수습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1차 영업정지 기간이 끝난 점포는 48곳인데, 이 가운데 41곳의 경우 중국당국이 아예 영업 재개를 위한 현장 점검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다시 현장 점검이 이뤄진 곳은 모두 7개뿐으로, 이 가운데 단둥완다점, 자싱(嘉興)점 등 6곳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까지 '2차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실상 중국 당국이 아직 롯데마트의 영업을 허락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얘기다.

예상대로 90개 가까운 점포가 두 달간 문을 닫을 경우, 롯데마트의 매출 손실은 최소 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더 심각한 사실은 중국의 영업정지 처분이 2개월로 끝난다는 보장조차 없다는 점이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한산한 제주 롯데면세점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한산한 제주 롯데면세점

◇ 중국 관광객 '반토막'…면세점 유커 매출도 40% 급감

관광은 업종 가운데 사드 관련 타격이 가장 큰 분야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유커'는 지난 3월에만 무려 39.4%(2016년 3월 대비) 급감했다. 중국이 3월 15일을 기점으로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을 더 이상 팔지 못하게 막은 결과다.

앞서 3월 1~19일 집계에서 중국인 관광객 감소율(전년동기대비)이 22%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후 3월말까지 열흘 사이 감소 폭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실제 유커 감소율 40%는 결국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금지 대상인 단체관광 상품과 에어텔(항공편+숙박) 상품 이용자의 비중(50%)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처럼 중국인 발길이 뚝 끊어지자, 매출의 70~80%를 중국인에 의존하는 서울·제주 시내 면세점들이 당장 극심한 영업 부진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3월 마지막 주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매출(시내 면세점)은 1년 전보다 40%나 깎였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인천공항면세점 매출과 이용객 수도 2월 넷째 주와 비교해 각각 46%, 50%나 줄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3월 중순까지는 중국인 관광객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나마 3월 매출이 '반 토막'을 피했다"며 "하지만 4월부터는 매출 감소가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차 중국시장 '빨간 불'
현대차 중국시장 '빨간 불'

◇ 현대·기아차 中 판매량 52%↓ 한국 선수 발만 비추는 '치졸함'까지

롯데 외 기업, 유통·관광 외 다른 산업의 '사드 보복' 피해도 하나 둘 확인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3월 중국 시장 판매 대수는 작년 3월보다 52.2%나 급감했다.

삼성SDI, LG화학 등도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에 '모범규준 인증 제도'를 도입했지만, 한국 업체들은 아직 이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사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가전업계 역시 의도적으로 한국산을 기피하는 중국 대형 전자 유통업체들 탓에 상당한 수준의 매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협회가 지난달 초 설치한 '대(對)중국 무역 애로 신고센터'에는 이미 104건(89개 업체)의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종류별로는 통관·검역 관련 고충(30건)이 가장 많았다. 중국측의 일방적 계약 보류·파기(28건), 불매(24건) 등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업종별로는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 관련 업체가 많지만 갈수록 전기·전자, 자동차부품, 기계 등 제조업 분야 신고도 늘고 있다.

가장 '비(非) 정치적' 분야인 스포츠에서조차 중국의 치졸한 보복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펑산산, 펑시민, 옌징, 린시위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중국 선수들이 4월 12일 미국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롯데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당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사드와 관련된 '보이콧'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17일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열린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골프 대회에서는 중국 관영방송 CCTV가 우승자 김해림(28) 선수의 얼굴을 한 번도 정면으로 비추지 않아 논란이 됐다. 심지어 우승 퍼트 순간조차 김 선수의 발만 화면에 나왔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김 선수의 모자 등에 새겨진 후원사 롯데 로고의 노출을 꺼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월 16~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7회 베이징 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 영화가 상영조차 되지 못할 전망이다. 베이징영화제 주최측이 한국 영화를 초청했지만, 당국의 지시로 상영은 불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shk99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08 07: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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