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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경찰, 대선 한달 앞두고 '수사권 조정' 포화 교환

검찰총장 "경찰 수사권 남용할 우려"…수사구조개혁단 "검찰 문제 실증돼"
檢 "선진국선 검찰 수사·경찰 지휘"…警 "수사·기소 분리가 옳은 방향"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방현덕 이효석 기자 = 19대 대통령 선거(5월 9일)을 한 달가량 앞둔 7일 검찰과 경찰이 이번 대선 주요 의제인 검찰 개혁을 놓고 맞붙었다.

내부 구성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형식을 빌렸지만, 예정된 행사였던 데다 언론에도 공지된 사안이어서 미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종 토론회 등을 통해 양측 입장이 잘 알려졌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의견 표명이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포문은 검찰 측이 열었다. 김수남(57·사법연수원 16기) 검찰총장이 검·경 수사권과 관련해 최근 들어 처음 목소리를 냈다.

김 총장은 이날 서울동부지검 신청사 준공식에서 "근대적 검찰 제도는 시민혁명의 산물로서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수사-기소권 분리,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 독점조항 삭제 등 최근 거론되는 검찰 개혁 방안에 '경찰의 권력 남용 우려'를 제기해 반대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수사·기소 권한과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모두 보유한 사례가 한국의 일만은 아니며 최근 각국은 검찰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이라며 '국제적 추세'를 강조하는 주장도 폈다.

김 총장은 오스트리아·스위스에서 검사가 경찰을 지휘하고 직접 수사도 가능하도록 최근 사법제도를 바꿨고, 국제형사재판소, 구(舊) 유고전범재판소, 유럽검찰청 등에서도 검사에게 수사와 공소를 맡긴다는 예를 제시했다.

다만 그는 "검찰 제도의 근본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그동안 부족하고 잘못된 것은 없었는지 스스로를 되살펴 봐야 한다", "겸손한 자세로 검찰권을 절제해 행사해야 한다"며 구성원들에게 검찰의 기본 사명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동안 검찰은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경찰이 자의적 권한 행사를 늘리거나 법률 전문가인 검찰의 적절한 판단·통제를 받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본질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왔다.

검찰 개혁 문제는 검찰의 중립성 강화 등의 '정공법'으로 풀어야지 경찰 권한 강화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취지다.

기념사하는 김수남 검찰총장(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김수남 검찰총장이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동 법조단지에 신축 개청한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17.4.7hkmpooh@yna.co.kr(끝)
기념사하는 김수남 검찰총장(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김수남 검찰총장이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동 법조단지에 신축 개청한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17.4.7hkmpooh@yna.co.kr

공교롭게도 이날 오후에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수사-기소 분리 대비, 경찰 수사 혁신을 위한 현장 경찰관 대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현장 경찰관들에게 검경 수사권 조정의 정당성과 이를 위한 경찰 수사 혁신 방안을 설명하는 자리로, 각 지방청을 돌며 열리는 행사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수사권 문제와 관련해 경찰 내 대표적 '강성'으로 꼽히는 황운하 수사구조개혁단장(55·경무관·경찰대 1기)이 마이크를 잡고 한국 검찰 제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황 단장은 "프랑스 혁명을 계기로 검사 제도가 처음 등장한 것은 맞다"라면서도 "당시 검사는 순수하게 기소만 담당하는 형태였고, 지금 우리처럼 수사권·기소권·영장청구권·수사지휘권이 다 있는 제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이날 김 총장이 '근대적 검찰 제도'를 언급하며 한 말을 고려한 발언이다. 황 단장은 "당시 탄생한 검사 제도가 유지되는 곳이 미국과 영국이고, 그 취지에 맞게 운용되려면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총장이 말씀하신 것처럼 프랑스 혁명 당시 검찰 제도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바람직하다"며 "검사가 기소권자로서 경찰의 송치 후 철저히 살펴보며 오류를 바로잡는 통제는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 안팎에선 독일·프랑스·일본식 '대륙법계' 체계로 기틀을 잡아 점차 '영미법계' 특성과 제도를 가미하며 발전해온 우리 형사사법 체계상 경찰 주장처럼 영미식 제도를 중심에 놓고 설명하면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생긴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검찰은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 및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선진국 어디에도 없는 '경찰 수사독점' 주장"이라며 독일, 프랑스, 일본,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에서 검찰이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검찰 제도는 법원이 소추와 재판에 관한 권한을 집중적으로 가졌던 과거 '규문주의'를 타파하고 소추와 재판을 분리해 검찰이 소추권을 행사하도록 해 국가형벌권의 적절한 실현과 국민의 인권 보장을 구현하려는 데서 비롯됐다.

한편 황 단장은 검찰의 권한 독점이 경찰 조직 운영에도 폐해를 끼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사의 권한 독점이 경찰 내부의 수사지휘를 무력화한다"며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는데 검사의 수사지휘가 중간에 들어오면 수사 결과에 누가 책임지나. 책임수사가 불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의 검찰 제도가 잘못됐다는 것은 이미 실증적으로 입증됐다"며 "지금 국정 상황에 대해 검찰이 최소한 공범이라는 많은 의견이 있고, 숱한 부패와 인권침해가 있었음을 검찰이 더는 부인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 단장은 최근 경찰관 비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잇따르는 일을 두고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상황이라고 본다"며 "얼마든지 수사하되, 경찰이 검찰을 수사하는 것을 막지만 않으면 검찰 의도가 무엇이든 막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운하 수사구조개혁단장 [연합뉴스 DB]
황운하 수사구조개혁단장 [연합뉴스 DB]

puls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07 18:1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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