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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가스 공격 뒤 '유령도시'로 변한 시리아 칸셰이쿤

송고시간2017-04-07 10:25

서방언론 현장취재…"인적 드문 고요 속 새 묘지엔 통곡"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반인류적인 화학무기 공격으로 100여명이 숨진 시리아 이들리브 주 칸셰이쿤 마을은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인적을 찾기 힘든 유령도시가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서방 언론으로는 가장 먼저 칸셰이쿤을 찾은 가디언에 따르면 집들은 인적없이 텅 비어있고 창고나 외양간, 곡식 저장고에는 가축이나 곡식은 간 곳 없이 악취만 풍겼다.

마을에 들어서면 6년간 이어진 내전의 상처를 보여주듯 부서진 시설들과 길거리에 널린 로켓포 조각 일부가 눈에 들어온다.

한 주민은 곡식 저장고를 가리키며 6개월 전 공습 때 부서진 이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안을 들여다보면 이번 공격으로 질식한 염소 한 마리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을은 전반적으로 하루아침에 100여명의 사망자가 나온 곳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최근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폭격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길가에 늘어선 집들은 밖에서 보기에는 멀쩡해 보였고, '독가스 오염 지역'으로 지정해 진입을 차단한 건물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런 고요한 모습과 달리 주민들은 그날을 '최후의 날'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 마을 민병대인 하미두 쿠타이니는 "꼭 최후의 심판일 같았다"며 당일 새벽 6시 30분부터 공습이 시작돼 4차례 폭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쿠타이니는 갑자기 한 주민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서야 이번 공습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첫 번째 민병대 팀이 "통제가 안된다. 와서 구해달라. 더 못 걷겠다"는 무전을 보냈을 때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쿠타이니는 곧 500m 밖에서까지 느껴지는 냄새에 두번째와 세번째 민병대 팀이 얼굴 마스크를 쓴 채 현장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들도 그날의 무서운 현장을 묘사했다. 땅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이 경련을 일으키며 몸을 떨고, 입술은 파랗게 질린 채 입에 거품을 물고 의식을 잃어갔다고 목격자들은 입을 모았다.

폭격 장소 인근에 사는 아부 알바라는 "아이들이 바닥에 쓰러져 마지막 숨을 쉬고 있었다"면서 "지붕 꼭대기나 지하실, 길거리 등 보는 곳마다 사람들이 죽어있었다"고 말했다.

그나마 생존자를 살리려는 비상조치로 이들을 천막으로 옮겨 얼굴에 물을 뿌리고, 일부는 가까운 민방위 건물과 병원으로 운반했으나 민방위 건물과 병원을 겨냥한 공습이 8~10차례 이어지며 적절한 조치도 이뤄지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반군단체의 한 관리는 "사린 가스에 중독되면 48시간이 지나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전설이 있어 항공기 조종사가 다시 돌아와 폭격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병원 시설은 파손돼 자갈로 가득 찬 실정이었다. 전기가 나가 컴컴한 건물 안에는 침대나 의료도구 등의 장비가 먼지에 싸여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마을 부근 묘지는 새로 생긴 묘지들로 들어찼다.

이 묘지의 한쪽 코너에만 18개 무덤이 새로 만들어졌다. 이 무덤에는 이번 독가스 공습으로 숨진 쌍둥이와 아이들의 엄마를 포함해 일가족 20명이 잠들어 있다.

쌍둥이 아버지인 압델 하미드 알 유세프는 다른 희생자들을 구하려고 집을 비웠다가 이런 참극을 맞이했다.

그의 아내와 아이들은 공습을 피해 집 지하에 몸을 숨겼다가 지하로 스며든 독가스에 숨을 거뒀다.

유세프는 무덤가에서 거의 정신을 잃은 채 쌍둥이 아이들을 포함해 죽은 가족들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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