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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진단도 아베 눈치보나… 내각부, 애매한 경제판단 표현 논란

이시하라 경제상 "어느 쪽으로도 해석 가능한 '관청가 문학'표현" 비판
올해의 유행어 후보 손타쿠' 영어 번역 어려워 일본어 그대로 옮기기도


이시하라 경제상 "어느 쪽으로도 해석 가능한 '관청가 문학'표현" 비판
올해의 유행어 후보 손타쿠' 영어 번역 어려워 일본어 그대로 옮기기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사회에서 "알아서 긴다"는 의미의 '손타쿠'(忖度)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내각부가 발표하는 경기판단에도 '손타쿠'가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손타쿠는 남의 마음을 미루어 헤아린다는 뜻을 가진 단어로, 누가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알아서 그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도쿄신문에 따르면 국유지 헐값 매각파문에 얽힌 '아키에' 스캔들과 관련, 최근 트위터 등 SNS에서 이 말이 자주 사용되면서 '올해의 단어'로 유력시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5일 내각부가 발표하는 정부의 경기진단인 '경기판단'의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내각부는 한 달 전 2월 경기판단을 발표하면서 국민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에 대해 "제자리걸음"이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태풍 피해로 작년 가을부터 야채 가격이 급등해 소비자의 절약성향이 강해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회복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제자리걸음 하는 현상이 보인다"는 엇갈리는 표현을 사용해 회복 쪽인지, 제자리걸음인지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경제재정·재생담당상도 실무자들에게 "(어느 쪽으로도 해석할 수 있게 표현하는) 가스미가세키(일본의 관청가)식 문학을 그만하라"고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단 근거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월례경제보고에 관계하는 정부 관계자는 "일시적인 신선식품의 가격앙등이 경기 추세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느냐"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시하라 경제상의 질책이 있었던 탓인지 3월 경기판단에서는 개인소비 관련 표현에서 "제자리걸음"이라는 단어가 빠졌다. 신차 판매호조 등을 들어 "전체적으로 회복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판단을 상향 조정했다.

경기에 대한 인식을 유연하게 수정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내각부 내에서조차 "판단을 난장판으로 바꿨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게 니혼게이자이의 전언이다.

월례경제보고의 판단을 둘러싼 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9월에는 기조판단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는 이례적인 경우도 있었다. "일부에 둔한 움직임"이라는 표현을 추가했지만, 하향 조정한 것인지, 기존 판단을 유지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분명히 하지 않았다.

이때는 바로 전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명목성장률 3%를 전제로 GDP를 600조 엔(약 6천조 원)으로 늘린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 직후였다. 정부 일각과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판단을 하향 조정하기가 거북하다고 판단해 '손타쿠'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에 개인소비 판단을 상향 조정한 것이 꼭 '손타쿠'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눈으로 보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총리 관저 내에서조차 주요 각료와 여당 간부들이 모이는 월례경제보고 관계장관회의가 "필요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게 그 증거라는 것이다.

'손타쿠'라는 표현은 영어로 정확한 번역이 어려운 단어로 꼽힌다.

3월 23일 일본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회견에서 국유지 헐값 매각 스캔들의 주인공인 가고이케 야스노리 모리토모(森友)학원 이사장이 "(공무원이) 손타쿠한 것"이라고 답변하자 통역은 행간을 읽는다는 의미의 "read the between"으로 영역했다가 가고이케씨의 변호사 등과 협의한 후 "영어로는 직접 옮길 단어가 없다"며 "sontaku(忖度)"라고 일본어 그대로 옮기기도 했다.

일본 내각부[위키미디어 제공]
일본 내각부[위키미디어 제공]

lhy5018@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05 15:0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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