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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고되다" 외국 근로자도 기피…껑충 뛴 품삯 농촌 시름

일손 귀한 남자 품삯 11만∼12만원…작년보다 10∼20% 올라
사과·쌀 등 농산물값 되레 하락…"농사 지을수록 빚만 쌓여"


일손 귀한 남자 품삯 11만∼12만원…작년보다 10∼20% 올라
사과·쌀 등 농산물값 되레 하락…"농사 지을수록 빚만 쌓여"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요즘 충북 충주시 안림동 김모(53)씨 사과밭에서는 움이 돋기 시작한 사과의 꽃봉오리를 솎아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과일 농사 준비하는 농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과일 농사 준비하는 농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꽃이 피기 전 봉오리를 적당히 따줘야 영양 손실을 막고, 다음 달 열매 솎는 작업도 수월해진다.

이 작업을 하는 데는 김씨 부부 이외에 6∼7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 개화기 전 3만3천㎡에 이르는 넓은 사과밭 일을 마무리하려면 남의 손을 빌릴 수 밖에 없다.

주변에 일할 사람이 없다 보니 그는 몇 해 전부터 인력사무소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해마다 껑충껑충 뛰는 인건비가 큰 부담이다.

올해 이 지역 인력사무소가 정한 농사 품삯은 남자 11만원, 여자 8만원이다. 작년에 비하면 1만원과 5천원씩 올랐다.

품삯은 해마다 오르는 반면, 농업 소득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청탁금지법 이후 과일 소비가 줄면서 창고에는 아직 팔지 못한 사과가 그대로 남아 있다.

김씨는 "전국적으로 사과 재고가 쌓이면서 10㎏ 1상자에 3만원대로 값이 떨어졌다"면서 "사과는 안 팔리고 품삯은 크게 올라 농사지을 맛이 떨어진다"고 하소연했다.

쌀값 하락으로 벼농사 수익성도 역대 최악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쌀 생산비는 10a(1천㎡)당 67만4천340원으로 전년보다 2.5% 감소한 반면, 총수입은 85만5천165원으로 13.9% 줄었다.

20㎏ 산지 쌀 값이 2013년 4만3천800원에서 지난해 3만4천900원으로 내려앉으면서 벼 농사는 더 이상 남는 게 없는 작목이 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벼 수익성이 떨어진 것은 쌀 재고누적에 따른 것"이라며 "그만큼 농가에 주는 보조금인 변동직불금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묘목 접붙이는 농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묘목 접붙이는 농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 최대 묘목산지인 옥천군 이원면 일대 농원들도 일손이 달려 아우성이다.

식목철 특수에 맞춰 이 지역 품삯은 남자 12만원, 여자 7만원대로 치솟았다. 나무뿌리를 흙으로 감싸 둥그렇게 묶어내는 작업을 하는 기술인력의 일당은 15만원을 호가한다. 경험 없는 초보자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다.

묘목에 접을 붙이는 작업비도 1그루당 120∼150원으로 1년 새 20%나 올랐다.

K농원 김모(64)씨는 "묘목 값은 몇 년째 그대로인데, 인건비는 해가 바뀔 때마다 꼬박꼬박 오른다"며 "올해는 경기침체까지 더해져 경영환경이 말이 아니다"고 푸념했다.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농원이 늘고 있다. 중국 교포나 러시아, 동남아시아 남성들인데, 이들은 내국인보다 조금 싼 일당 10만원선이면 구할 수 있다.

H농원 이모(67)씨는 "묘목 작업에는 기운 센 남자가 필요한데, 내국인은 대부분 칠순 넘긴 할머니들"이라며 "언어장벽 때문에 답답한 면이 있지만, 외국인 없이는 묘목농사가 불가능한 지경이 됐다"고 토로했다.

외국인 근로자 지원업무를 맡는 청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는 올해 충북지역 농축산 현장에 426명의 외국인을 공급했다.

작년 120명보다 크게 늘었지만, 아직도 농가 수요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센터 관계자는 "농삿일은 고된 반면 임금이 상대적으로 적어 외국인조차 기피 직종"이라며 "다급한 농가에서 웃돈을 주는 일이 늘면서 외국인 인건비도 차츰 오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늘 수확하는 외국인 노동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늘 수확하는 외국인 노동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상황에서 충북도가 작년부터 도입한 '생산적 일손봉사'는 인력난을 겪는 농촌에 '단비'가 되고 있다.

이 사업은 근로능력이 있는 유휴 인력을 농업현장에 공급해주고, 인건비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하는 제도다.

선택제로 하루 4∼8시간 일하고, 시간당 5천원의 수고비를 받는다. 8시간 일하면 일당 4만원을 받는 데, 이 돈의 50%는 도와 시·군비에서 지원해준다.

도는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 2만8천명, 올해 6천800명의 유휴 인력을 농사현장에 투입했다.

도 관계자는 "읍·면·동사무소에 전담 창구를 개설해 실시간으로 농가와 기업, 참여희망자의 신청을 받고 있다"며 "단순한 돈벌이 차원을 넘어서 사회봉사 성격도 있어 인력난을 겪는 농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도는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다음 달 1일부터 농촌 일손돕기 창구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공무원·군인·기업체 임직원 2만2천500명이 이 사업을 통해 농촌 일손을 도왔다.

bgipar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07 05: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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