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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 출신 박윤정 "평창 뛰면 부모님 찾게 될까요?"

송고시간2017-04-05 06:53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강릉 세계선수권 출전

박윤정
박윤정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수비수 박윤정(25·미국명 마리사 브랜트)이 4일 오후 관동 하키센터 연습 링크에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4.5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뛰면 부모님을 찾는 데 도움이 될까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수비수 박윤정(25·미국명 마리사 브랜트)은 1992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다.

입양된 곳은 미국 아이스하키의 본고장 미네소타. 자연스럽게 스틱을 잡은 그는 미네소타 출신의 대표팀 골리 코치 레베카 룩제거의 소개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조국'이라는 단어를 알기도 전에 한국을 떠났던 그는 지난 2일 강원도 강릉에서 개막한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 대회에 한국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지난 4일 관동 하키센터 연습 링크에서 공식 훈련을 마친 박윤정을 만났다.

그는 대회에 참가한 소감을 묻자 "대표팀 소속으로 연습경기는 뛰어봤지만, 공식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라 정말 흥분된다"며 "부모님 나라에서 뛴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특별하다"고 말했다.

박윤정은 북미 여자 아이스하키 2부리그에 속한 구스타부스 아돌프스대학에서 4년 내내 선수로 뛰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그는 유년 시절의 아픔 때문인지 한국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2015년 한국의 아이스하키 캠프를 방문하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해 한국 국적을 회복한 그는 이제 영어 이름 대신에, '박윤정'이라는 이름을 등에 달고 당당하게 한국의 아이스하키 선수로 뛰고 있다.

"올림픽 무대에서 뛸 날이 기다려진다"는 그는 부모님의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에 나서는 의미를 묻자 "내게는 큰 의미가 있다.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올림픽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일지 정말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윤정은 8살 때부터 아이스하키를 시작했다. 양부모에게서 태어난 11개월 터울의 동생 한나 브랜트는 현재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새로운 식구까지 생겼다. 박윤정은 모교에서 축구 선수로 뛴 브렛 이로넨과 지난해 6월 결혼했다.

한창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을 시기에 남편을 버려두고 한국으로 온 그는 "남편은 항상 내가 하는 일을 응원해준다"며 "나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윤정은 "처음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는 언어 장벽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며 "지금은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고 내게 몇 가지 한국말을 알려준다. 나도 역시 영어를 가르쳐준다. 정말로 근사한 일이다. 나는 대표팀 모든 선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배운 선진 아이스하키와 자신의 경험을 대표팀에 전수해주는 게 사명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그래서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대표팀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 외에도 그가 바라는 것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뿌리 찾기'다. 그는 "한국에 왔을 때 부모님을 찾기 위해 시도해봤는데, 어머니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다"며 "정말로 만나고 싶은데, 엄마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박윤정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면 친부모를 찾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 반색하며 "그럴 수도 있겠다. 정말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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