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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화는 자본주의 과잉축적의 산물…속도 늦춰야"

송고시간2017-04-05 08:15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 출간

중국 베이징의 도시 풍경.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베이징의 도시 풍경.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데이비드 하비는 지리학자이지만 인류학, 경제학, 문화비평을 아우르는 학문 활동을 펼쳐온 세계적 석학이다.

1935년 영국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하비는 1970년대부터 지리학과 마르크스주의의 접목을 시도해 왔다. 그가 수십 년 동안 관심을 둔 주제는 '자본주의가 어떻게 공간을 지배하는가'였다.

출판사 창비가 펴낸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은 노학자의 학문 여정을 한 권에 담은 책이다. 하비가 발표한 논문과 저작 가운데 핵심적인 부분을 발췌해 11편의 글로 묶었다.

그는 서문에서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알려준다. 중국에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사용된 시멘트의 양이 66.51억t인데, 이는 미국에서 1900년부터 100년간 쓰인 시멘트 44.05억t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시멘트량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은 미국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건물을 지어 올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제와 산업 발전을 명목으로 투자를 유치했고, 그 결과 급속한 도시화가 이뤄졌다.

중국의 지리적 변화를 지켜본 하비는 도시화가 잉여자본과 잉여노동을 통해 진행되는 과잉축적의 산물이라고 진단한다. 문제는 도시화로 발생한 열매가 시민에게 고루 돌아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소수의 부유층은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지만, 서민들은 치솟는 집세를 감당하지 못해 외곽으로 내몰린다.

데이비드 하비. [연합뉴스 자료사진]

데이비드 하비. [연합뉴스 자료사진]

저자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창조와 파괴를 거듭하는 도시화가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자본이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어디에나 콘크리트를 퍼붓는 것이 합리적인가"라고 반문한다.

그는 "개발의 불가항력에 봉착해 개인적으로나 집단으로 어떤 (자본주의적) 가치를 품는 것은 극심한 소외를 만들어내면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자본축적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으로 저자는 '지리'를 고정불변의 물리적 토대로 보는 견해도 반박한다. 예컨대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저서 '총, 균, 쇠'에서 환경에 따라 대륙별 발전 속도가 달라졌다는 주장을 폈으나, 하비는 "지리는 어떤 인과적 상호작용의 결과물이 아니며 자연과 문화를 이분법적으로 가르는 것도 옳지 않다"고 설명한다.

하비는 공간에 대한 뛰어난 통찰을 보여주지만, 현 상황에 대한 명확한 해법은 제시하지 않는다. 최병두 대구대 지리교육과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652쪽. 3만2천원.

"도시화는 자본주의 과잉축적의 산물…속도 늦춰야" - 3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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