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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ㆍ시진핑 '투키디데스 함정' 피할 수 있을까

송고시간2017-04-03 08:15

WP "두 지도자 성향상 미ㆍ중 무력충돌 가능성 어느 때보다 높아"

"북한ㆍ대만ㆍ무역 문제 가장 위험한 전쟁 촉매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기원전 5세기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 펠레폰네소스 전쟁은 신흥강국 아테네의 부상과 기존 패권국 스파르타의 불안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것이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분석이다.

급부상한 신흥강대국이 기존 세력판도를 뒤흔들어 양측이 무력충돌로 치닫게 된다는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이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6~7일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 마라라고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버드대 국제문제 연구소 벨퍼 센터의 그레이엄 앨리슨 소장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트럼프와 시진핑은 어떻게 전쟁으로 빠져들 수 있는가'라는 글을 특별 기고했다.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벨파 센터 소장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벨파 센터 소장

그는 미국의 세계 경제생산 비중은 1980년 22%에서 오늘날 16%로 떨어진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에 2%에서 18%로 증가했다면서 신흥강대국 중국과 패권국 미국의 대립과 대치는 향후 수년간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앨리슨 소장은 "지난 500년 동안 세계에서 지배적인 국가의 위치는 16번 붕괴했으며 그중 12건은 전쟁이라는 수단을 통해서였다"며 "냉전 시대 미소 관계, 20세기 초 미국과 영국 관계 등 무력충돌을 피한 네 번의 사례는 도전하는 국가와 도전받는 국가의 태도와 행동에 엄청난 조절(절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들의 대조되는 스타일은 여실히 드러나게 될 것이지만 두 사람은 또한 서로 거울을 보는 형국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꿈(中國夢)을 내건 시진핑과 '아메리카 퍼스트'로 당선한 트럼프는 무역 문제 등 여러 국제적 사안에서 상대국이 자신들의 핵심 야망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최대의 장애물이라고 간주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누구도 원치 않는 양국의 전쟁 가능성은 훨씬 커졌다는 것이다.

앨리슨 소장은 미·중 간 무력충돌의 3대 발화점으로 대만 문제와 북한의 핵 야망, 무역 문제를 꼽았다.

교역 갈등이 핵전쟁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을지에 대해 그는 "과거 미국의 대(對)일본 무역 제재가 진주만 폭격으로 이어졌으며, 이 전쟁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투하로 결론 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과 중국이 전쟁으로 들어설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길은 타이완의 독립을 향한 급격한 변화"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통화를 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한 말을 언급했다.

그는 "내가 만난 어떤 중국 고위 관리나 미국의 중국 전문가들도 중국이 국익의 핵심으로 간주하는 타이완 문제로 영토 손실이 있을 때 전쟁을 선택할 것이라는 데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TV 제공]
[연합뉴스 TV 제공]

특히 앨리슨 소장은 "북한 핵 문제는 미·중 전쟁의 매우 위험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계획을 늦추기 위해 다양한 군사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트럼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본토까지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이 외과적 타격에 한정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미국의 공격은 북한의 보복 공격으로 2차 한국전을 유발할 수도 있고, 또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촉발할 수도 있지만, 어느 경우든 미국과 중국의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이 체제 붕괴로 혼란에 빠졌을 때 한국, 일본, 괌을 겨냥하는 북한의 핵무기 체제를 파괴하려 할 것이고, 미국 합동특수작전사령부(SOCOM)는 북한의 핵시설 통제를 위해 북한 진입 훈련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미국이 북한 핵무기를 확보하려고 할 때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과의 '수직적 충돌'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레이먼드 토마스 전 SOCOM 사령관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만약, 북한 체제가 붕괴한다 해도 난민 유입과 국경 불안정의 위협으로 인해 중국은 북한에 군대를 파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상회담 앞둔 트럼프와 시진핑[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상회담 앞둔 트럼프와 시진핑[연합뉴스 자료사진]

앨리슨 소장은 "이번 정상회담의 어떤 구체적 발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두 강대국 지도자들이 누구나 볼 수 있는 이 (전쟁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느냐 여부"라면서 "미·중 두 강대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지지 않고 이 대결을 관리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트럼프와 시진핑 두 지도자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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