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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언제까지 '조현병 범죄' 나 몰라라 할 텐가

(서울=연합뉴스) 지난주 인천에서 초등학교 여학생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A(17) 양이 또 조현병 환자였다고 한다. 경찰은 병원 진단서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이 사건을 A양의 단독범행으로 경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A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교 2학년 B(8)양을 자신의 아파트로 유인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는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고교를 자퇴한 A양은 우울증 증세를 보이다가 조현병으로 악화해 최근까지 정기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유사한 사건이 꼬리를 무는데도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조현병은 망상, 환청, 언어 와해, 정서 둔감 등의 증상을 보이는 전형적인 정신과 질환이다. 원래 정신분열증으로 많이 불렸는데 '분열'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부정적이라는 지적이 많아 2011년부터 병명이 바뀌었다.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현악기처럼 환자가 혼란스러운 증세를 보이는 데서 병명이 유래했다. 뇌 속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이상으로 발병한다고 한다. 최근 신경전달 물질 조절 등 약물 치료법으로 상당한 효과를 보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고 만성화하는 경향이 있어 환자와 가족에게 큰 고통을 준다.

조현병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받기만 하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는 게 정신의학계의 주장이다. 조현병 환자가 저지르는 범죄는 대부분 치료를 중단하거나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조현병 환자의 범죄가 너무 자주 발생하고, 그 결과가 치명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작년 5월 큰 사회문제로 비화했던 '강남역 묻지 마 살인사건'이 대표적이다. 조현병 환자였던 범인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의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20대 초반 여성을 골라 흉기로 살해했다. 지난달 13일 경기 화성시 향납읍에선 조현병 환자 서 모(25) 씨가 1시간 넘게 배회하다 고른 20대 여성을 100여m 뒤쫓아가 흉기를 휘둘렀다. 같은 달 15일 인천 연수구에선 조현병 환자 A(33)씨가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발로 마구 차 숨지게 했다. 이밖에 작년 5월 서울 수락산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흉기 살해 사건, 10월 서울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벌어진 경찰관 살해 사건 등 조현병 환자가 온전하지 못한 정신상태에서 저지른 범죄 사례는 허다하다.

그렇다고 조현병 같은 정신질환 환자에게 편견을 갖고 무조건 격리하려 해서는 안 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에 따르면 전체 범죄 중 정신질환자 범죄는 0.3∼0.4%로 매년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은 조현병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범죄율이 낮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문제는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조현병 같은 정신질환 환자는 가족 등 개인에 맡겨 놓지 말고 정부가 책임지고 관리하는 것이 맞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고한 타인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형편이 어려운 조현병 환자의 경우 정부의 의료급여 지원비만 갖고는 매일 복용해야 하는 치료제도 사기 어렵다고 한다. 정부가 이런 현실을 그냥 두고 본다면 조현병 환자의 '책임지기 어려운' 범죄를 방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 존 내시는 조현병을 앓는 천재 수학자였다. 하지만 그는 꾸준한 치료로 병을 이겨내고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조현병같이 공공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정신질환의 관리를 정부가 책임지는 나라가 진정한 복지국가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02 18:2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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