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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전대통령 "이러려고 대통령했나"…19년 정치인생 마감

[박근혜 구속] 박 전 대통령, 구치소로
[박근혜 구속] 박 전 대통령, 구치소로(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차량을 타고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leesh@yna.co.kr


97년 정계 입문해 선거의 여왕으로 우뚝…첫 여성·부녀 대통령으로 정점
40년 지기 최순실로 반년도 안돼 추락…"진실 밝혀진다" 법정투쟁 주목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으로 '19년 정치인생'을 사실상 마감하게 됐다.

어려웠을 때 도와줬던 인연 때문에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다고 말했던 40년 지기 최순실 씨 문제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데 이어 신체의 자유마저 박탈당한 것이다.

대통령의 딸에서 '선거의 여왕'으로 변신하고 18대 대선에서 승리해 첫 여성 대통령에 등극했지만, 최순실 게이트에 발목 잡힌 박 대통령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지난해 11월 2차 대국민담화)라는 회한을 남긴 채 옥중 생활에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인생은 1997년 12월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시작됐다.

1979년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 '18년 은둔의 시기'를 보낸 박 전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방관할 수 없다며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대중 앞에 섰다.

이어 1998년 4월 대구 달성 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여의도에 입성했다.

19대 때까지 5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 전 대통령은 미래연합 창당 등 혼란기를 거쳐 2004년부터 여의도에서 유력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차떼기'로 상징되는 불법 대선자금 사건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하자 구원투수로 등장해 정치적 입지를 넓힌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2년 3개월 동안 당 대표를 지내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 등에서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상대로 '40대 0'이라는 완승을 하면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호칭을 얻었고 유력 대권 주자로 우뚝 서게 됐다.

[그래픽]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걸어온 길
[그래픽]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걸어온 길

그러나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하면서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때 당내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면서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가운데 2009∼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때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원안을 고수,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키면서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만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2012년 대선에 승리해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러나 집권 4년 차인 2016년 10월 최순실 게이트 파문이 터지면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인생도 뿌리째 흔들렸다.

박 전 대통령이 한때 "찌라시에나 나오는 얘기"라고 몰아붙였던 비선실세 문제가 표면화되고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최순실 씨와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 것이다.

특히 민주화 투쟁 이후 최대 규모의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매주 주말 계속됐고, 국민적 퇴진 요구를 확인한 국회는 지난해 12월 9일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박 전 대통령은 관저에 칩거하면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특별검사 수사에 대응, 명예 회복을 시도했으나 결국 무위에 그쳤다.

헌재는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을 '8대0' 만장일치 결정으로 파면했으며 특검은 활동 기간 종료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피의자로 검찰에 넘겼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검찰 소환조사와 30일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참석해 혐의를 부인했으나 결국 '영어의 몸'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하면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일관하게 부인해온 박 전 대통령에게 이제 남은 수단은 본인 말대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법정 투쟁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solec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3/31 03:2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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