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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前대통령 사저복귀…"청와대 나서는 모습 보니 탄핵 실감"

송고시간2017-03-12 19:19

시민들 "미리 복귀 준비했어야"·"끝까지 불통"…"불쌍하다" 연민 목소리도

긴장감 흐르는 청와대
긴장감 흐르는 청와대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거를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관계자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leesh@yna.co.kr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이틀 뒤인 12일 저녁 서울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그에게 연민을 느끼는 목소리로 갈렸다.

탄핵 선고는 이틀 전에 있었지만, 시민들은 실제 청와대를 나서는 모습을 보고서야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분위기였다.

시민 중에는 박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 이후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은 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삼성동 사저 인근에 사는 김모(29)씨는 "주말 사이 취재경쟁으로 동네가 시끄러워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며 "대통령에서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온 만큼 헌재 결정에 승복하고 사저에 머물며 어떠한 특권과 예외도 없이 앞으로 진행될 법적 절차를 받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채모(25)씨는 "미리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해뒀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사저로 옮기기 전까지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않은 모습은 끝까지 국민과 소통이 안 되는 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휴일에도 박 전 대통령 사저 복귀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는 서울 강동구 거주 이모(35)씨는 "시원하면서도 동시에 착잡하다"며 "아직도 헌재 결정에 아무 공식 언급이 없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몹시 답답하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40대 권모 목사는 "청와대에서는 성실의 의무를 어긴 대통령이었지만 민간인이 돼서는 검찰 조사를 성실히 잘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남지역 주부 정모(53)씨는 "여전히 '대통령이 불쌍하다', '여자로서 너무 안됐다'는 말도 많지만, 자신이 처신을 못 하면 책임지는 것 또한 민주주의"라고 일침을 놨다.

박 전 대통령 복귀 앞둔 사저
박 전 대통령 복귀 앞둔 사저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청와대 경호팀 관계자들이 주변을 점검하고 있다. 2017.3.12
photo@yna.co.kr

과거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 가운데도 탄핵 과정을 지켜보면서 실망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시민 장모(57·여)씨는 "탄핵 선고 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진짜 청와대에서 나간다니 박 전 대통령이 정말 물러난다는 실감이 난다"며 "취임할 때 많은 기대를 했는데 실망만 주고 나가는 것 같아 서운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권모(35)씨는 "대선 때 '안보' 하나만 보고 박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는데 국정농단 사태로 드러난 그의 무능함에 치를 떨었다"며 "나와 같은 '안보주의자'조차 등을 돌리게 할 정도로 보수를 분열시켰다"고 평가했다.

경남 김해에 거주하는 60대 양모씨는 "대선 때 박근혜를 지지했기 때문에 기대가 많았는데 사실 실망이 크다"며 "최순실 같은 사람과의 인연은 다 정리하고 남은 생을 평탄하게 보내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사저 앞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민들
사저 앞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17.3.12
scoop@yna.co.kr

반면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데 대해 분함을 느끼거나 불쌍하다는 의견을 내보인 사람들도 있었다.

부산에 사는 80대 전모씨는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잘한 일도 많을 텐데 잘못만 너무 들춰내 속상하다"며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인데 떠나는 마당에 너무 야박하게 구니 신경질이 난다"고 말했다.

주부 정모(60·여)씨는 "우리 민족이 이렇게 냉정하고 모질었던가. 그동안 수많은 업적은 어디 가고 얼마나 긴긴밤 국민 위해 잠 못 잔 날들은 다 어디 가고 이렇게 급하게 쫓기듯 청와대를 비워야 하나"라며 "억울하고 분하다.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우리 대통령을 곁에서 도와드릴 수도 없고 마음만 타들어간다"고 울분을 토했다.

경북 구미 거주 이모(32·여)씨는 "파면됐는데 왜 곧바로 청와대를 떠나지 않느냐고 비판이 있지만 짐을 먼저 싸뒀다고 밝히는 것도, 곧바로 청와대에서 나서는 것도 모습은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이날 삼성동 사저 인근에는 탄핵반대 단체인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 정광용 대변인을 비롯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몰려들어 '탄핵무효', '원천 무효' 등을 외쳤다.

'친박(親朴)'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자유한국당 김진태·조원진·박대출 의원도 이들과 함께 이날 삼성동 사저를 찾았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비록 파면을 당했을지라도 저녁 어둑어둑해진 시간에 청와대를 떠나 사저로 향하는 모양새가 좋지않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청와대 참모진들이 마지막까지 제대로 보좌를 하지못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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