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北-말레이,'김정남 암살사건' 공식회담 임박…시신인도 최대관심(종합)

송고시간2017-03-12 16:42

말레이 외무 "북측과 3차례 비공식면담…수일내 공식회담 할 것"

말레이시아 북한 외교 갈등 격화 (PG)
말레이시아 북한 외교 갈등 격화 (PG)

[제작 최자윤]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VX 독살' 사건과 관련, 북한과 말레이시아 간에 공식회담 개최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북한이 자국 거주 말레이시아인들에 대한 억류 조치 발표에 말레이가 같은 조치로 응수해 갈등과 대립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은, 그 이후 양국 간에 대화를 통한 해결의 움직임이 있어왔다.

이제 말레이 현지에서는 양국 간 공식 회담 개최가 거론되고 있다.

12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북한 내 억류자 가족들과 비공개 면담을 한 뒤 취재진에 "북한이 회담시작을 원한다"며 "수일 내에 북측과 공식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니파 장관은 "사전에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대사관) 관리들과 3차례 비공식 면담을 했다"면서 "이는 양측 정부 간 공식 면담에 앞서 준비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에 억류된) 그들이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자유롭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며 "그들을 데려오기 위한 작업이 다 됐다"고 덧붙였다.

말레이 외무장관의 이 언급은 김정남 사건 해결을 위한 공식회담이 북한의 제의로 곧 열릴 것이고 억류된 자국인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주목할 대목은 전자다. 회담이라는 게 대개 급한 쪽이 먼저 나서는 것임을 고려할 때 북한이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여, 논의에 진전이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유엔이 공식적으로 사용을 금지한 맹독성 화학가스제인 VX 공격으로 보이는 김정남 암살 사건의 파장이 더 커질 경우 국제사회의 인권제재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북한이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이에 올해 총선을 앞둔 말레이 상황에서 부정부패 혐의로 궁지에 몰렸던 나집 라작 총리가 주권침해성 범죄에 대한 진상규명과 북한 억류 자국민 보호라는 두가지 이슈가 만족할 수준으로 해결된다면 북한과의 공식회담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나집 라작 말레이 총리[AP=연합뉴스 자료사진]
나집 라작 말레이 총리[A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7일 북한과 서로 상대국 국민의 출국 금지조치를 선언했던 말레이는, 다음 조치로 단교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나집 총리가 8일 "북한과의 단교 계획은 없다"고 함으로써 양국 간에 대화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북한은 유엔 소속으로 체류하던 말레이 국민 2명을 석방했고, 말레이도 북한과의 실무적인 대화 개최를 흘려 물밑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말레이 경찰이 직접 나서 시신이 김정남이라고 직접 밝히고 나선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부검을 통해 VX 중독사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들과 북한 용의자 리정철 조사를 통해 북한의 소행임을 확인한 말레이시아로선 시신이 김정남임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려왔으나, 시신의 신체 특징 등을 통한 간접 확인으로 이를 돌파한 것이다.

북한이 김정남을 아예 언급하지 않은 채 다른 인물인 '김 철'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친자확인 등의 DNA 샘플 조사가 등의 공식적인 방법이 필요했으나, 이도저도 안되는 상황에서 우회로를 택한 것이다. 눈여겨 볼 대목은 북한이 말레이 당국의 이런 조처에 가타부타 '반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말레이는 말레이 식의 절차로 시신이 김정남이라고 단정함으로써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것이고, 북한은 이를 묵인함으로써 사태 조기해결의 길을 택한 것임을 추론할 수 있다.

시신이 김정남임을 확인한 말레이로선 이복동생인 김정은에게로 시신 인도를 할 수 있다는 '명분'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말레이와 북한은 그동안 3차례 비공식 회담을 통해 공식회담 개최에 앞선 이런 정지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서로 요구 사항을 어느 정도 조율한 것으로 관측된다.

자국 내 정치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북한 체류 9명의 조기 귀환을 요구하는 말레이와, 김정남 사건 조기 해결을 노리고 용의자 현광성(44)과 김욱일(37)의 귀국 보장과 김정남의 시신 인도 등을 요청해온 북한이 접점을 찾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추방 명령받은 말레이 北대사 귀국길
추방 명령받은 말레이 北대사 귀국길

(세팡<말레이시아> AP=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추방 조치를 당한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왼쪽 2번째)가 6일(현지시간) 출국하기 위해 세팡에 위치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강철 대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사건 수사와 관련, 말레이시아 주권침해 언행으로 추방 명령을 받았다.
lkm@yna.co.kr

궁지에 몰린 북한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말레이가 북한의 요구를 어느 정도 선에서 수용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현광성과 김욱일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말레이가 선뜻 기존 입장을 내려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말레이 역시 윗선에서의 정치적인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쿠알라룸푸르 외교가에선 말레이에 정치·경제적으로 영향력이 큰 중국이 이번 사건에 깊숙하게 개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좋은 게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북한과 말레이를 설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득이 없는 조사 요구 대신 두 용의자가 간접적으로나마 말레이 경찰 조사에 협조하도록 한 뒤 추방 등 방식으로 조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살해당한 김정남의 유족들PG[연합뉴스 자료사진]
살해당한 김정남의 유족들PG[연합뉴스 자료사진]

그와 함께 김정남 시신의 북한 인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니파 장관이 "말레이시아는 김정남 시신을 필요 이상으로 보관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결국에는 (북한) 정부든 가족이든 누군가에게 시신을 넘겨야 할 것"이라고 말한 점을 보면 말레이시아가 시신을 북측에 넘기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꿀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말레이시아가 인도주의 원칙을 우선시해 김정남 직계 가족이 시신 인도 포기 의사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북에 시신을 인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이와함께 북한과 말레이 간에 공식회담 장소로, 당사국인 말레이와 제3국인 중국에서의 개최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