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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74분' vs '격한 마라톤'…탄핵 최후진술도 '딴판'

국회 "탄핵사유 증거에 의해 충분히 규명됐다…파면 마땅"
대통령 5천자 의견서 대독…"조선시대 연좌제" 맹렬 비판
탄핵심판 주재하는 재판관들
탄핵심판 주재하는 재판관들(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인 27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가운데) 등 재판관들이 탄핵심판을 주재하고 있다. 2017.2.27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채새롬 이재영 최평천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파면 여부를 가릴 역사적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론기일에서 국회와 대통령 측의 전략이 극명하게 대비됐다.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변론에서 국회는 탄핵사유 자체를 자세히 설명하기보다는 탄핵사유의 중대성을 중심으로 1시간 남짓 압축적으로 의견을 밝혔다.

반면 대통령 측은 훨씬 긴 시간을 투자했으며 탄핵 시도 자체가 조작된 사실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강한 언어를 동원해 항변했다.

먼저 최후진술 기회를 얻은 국회 측은 앞선 변론기일에서 개별 사유의 성립 여부가 충분히 다뤄졌다는 것을 전제로 이들 사유가 대통령을 파면하기에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악수하는 권성동-이중환
악수하는 권성동-이중환(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 앞서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인 권성동(왼쪽) 법사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의 이중환(오른쪽) 변호사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동흡 변호사. 2017.2.27
photo@yna.co.kr

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반행위가 "준비절차와 변론절차에 제출되어 엄격한 심리를 거친 증거들에 의해 충분히 규명됐다"며 "지혜로운 판단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변론했다.

역시 국회 측 황정근 변호사는 최순실 씨의 인사 개입이나 블랙리스트를 포함해 17가지 소추 사유를 거론하며 "중대한 헌법 및 법률 위배 사유"라고 규정했다.

국회 측에서는 권 위원장을 포함해 4명이 나섰고 최후 진술은 약 74분 만에 종료됐다.

대통령 측은 격렬한 '마라톤' 변론 전략을 폈다.

변론은 3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일부 대리인은 격한 표현이나 소재를 동원해 탄핵소추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최종변론 이야기 하는 김평우
최종변론 이야기 하는 김평우(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최종변론기일에서 대통령 측 변호인단 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이 피청구인 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7.2.27
photo@yna.co.kr

김평우 변호사는 세월호 침몰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 논란에 대해 "세월호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였는지 밝혀야만 무죄가 된다는 식의 시대에 완전히 뒤떨어진 소추"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최순실 씨의 비위 의혹에 관해서는 "최순실이 헌법·법률을 위배했고 (그가) 친구이니 박 대통령의 책임이라는 연대 책임, 조선 시대 연좌제"라고 비꼬았다.

그는 "비선 실세 개념을 정의해야 할 것 아니냐"며 "사람을 때려잡으려면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비선 실세라는 뜻도 모르는 단어로 대통령을 잡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발언했다가 재판부의 지적에 '대통령을 잡는다'는 표현에 사과했다.

이중환 변호사는 "이 사건은 피청구인(박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최서원(최순실)의 불륜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며 "허위와 과장은 이건 탄핵사건 전체를 관통한다"고 주장했다.

정장현 변호사는 "광장에 모이는 수많은 군중들, 그리고 언론에 따라 흥분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남에게 강요하려는 많은 시민들, 모두 동굴 벽면에 비치는 자신의 그림자, 메아리쳐 되돌아오는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의 모든 현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플라톤의 국가론에 나오는 이야기를 인용해 탄핵 주장을 비판했다.

박대통령은 200자 원고지 25장 남짓한 분량의 의견서를 통해 그간 제기된 의혹을 하나하나 반박했다.의견서는 이동흡 변호사가 대독했으며 박 대통령은 직접 출석하지 않아 당사자 신문을 받지는 않았다.

박 대통령은 "주변을 제대로 살피고 관리하지 못한 불찰로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고 도의적인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단 한 번도 사익을 위해 또는 특정 개인의 이익 추구를 도와주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하거나 행사한 사실이 없다"며 불법 의혹과는 선을 그었다.

sewon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27 20:0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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