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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신규원전 안돼"vs"주민이 유치"…신고리 5·6호기 앞날은

야권, 신규원전 건설 중단토록 원자력안전법 개정안 발의
울주군의회·주민단체 "자율유치한 원전 건설해야" 반발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 건설은 계획대로 이뤄질까, 끝내 중단될까.

조기 대선에 대비하는 유력 대선 주자들이 '탈핵·탈원전'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 야당 의원들의 신규원전 건설중단 입법화 추진, 영화 '판도라' 개봉 등의 영향으로 원전 건설에 대한 여론은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다만, 신고리 5·6호기가 건설되는 울주군 서생면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최근 울주군의회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입법화 반대를 결의했고, 서생면 주민들도 입법화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1천500억원에 달하는 인센티브 지원 중단과 이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 등을 군의회와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현재 터파기 중인 신고리 5호기는 2021년, 6호기는 2022년 각각 준공한다.

원전 5·6호기 건설 승인 취소 촉구
원전 5·6호기 건설 승인 취소 촉구(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지난해 9월 20일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 소속 의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승인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 야권 중심 '신고리 5·6호기 중단' 입법화 시도

원전 가동·건설 중단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오랜 기간 팽팽했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는 원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졌지만, 그 반대 주장은 비교적 누그러진 편이다.

지난해 정치권이 잇따라 신규원전 건설중단을 강제할 수 있도록 입법화를 추진하면서 탈원전 분위기가 점차 확산됐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 의원 70명은 지난해 8월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을 골자로 하는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안전성 기준을 강화하고, 특히 지난해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건설 허가를 받은 신고리 5·6호기 착공을 중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

개정안은 우선 기존 원전 부지에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려면 '다수 호기 안전성 평가보고서'와 '다수 호기 전력계통 신뢰도 평가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과거 규정에 따라 건설 허가를 받은 원전은 개정안 시행일로부터 3개월 안에 공사를 중지하도록 규정,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멈춰 세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 밖에도 정치권은 ▲ 원전 부지 반경 30㎞ 안에 300만명을 초과한 인구가 거주하면 원전 추가 건설 금지 ▲ 수명을 다한 원전의 연장 운영 금지와 연장 운영 중인 원전의 허가 취소 ▲ 발전용 원자로 건설을 허가할 때 경제적 타당성 검토 의무화 등 원전 안전관리와 감시를 강화하는 법률안이 다수 발의됐다.

현재 이들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전 3·4호기(오른쪽) 옆 5·6호기 건설현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전 3·4호기(오른쪽) 옆 5·6호기 건설현장[연합뉴스 자료사진]

◇ 최악 지진에 영화 '판도라'까지…탈원전 여론 비등

정치권의 입법화와 맞물려 지난해 9월 12일 월성·고리 원전과 가까운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과 여진이 잇따라 발생한 것이 원전에 대한 공포와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지진 이후 울산과 부산의 탈핵단체를 중심으로 신고리 5·6호기 건설계획을 철회하라는 요구가 거세게 일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지진의 위력을 수차례에 걸쳐 경험한 영남권 주민들은 '후쿠오카 원전사고와 같은 재앙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를 트라우마처럼 떠안게 됐다.

여기에 원전사고의 아비규환을 그려낸 영화 '판도라'가 지난해 12월 개봉, 불안은 확산됐다.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 측의 "영화(규모 6.1)에서와 달리 국내 원전은 규모 6.5∼7.0도 버틸 수 있다"는 거듭된 설명도 별 소용이 없었다.

마침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해 국민소송단을 모집,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이달 7일 서울행정법원이 경주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허가를 취소하라고 판결한 것도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탈핵단체들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졸속으로 처리한 신고리 5·6호기 승인은 관련 절차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회적 갈등과 매몰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그린피스가 제기한)소송에 대한 법원 판결 전까지는 공사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안희정·안철수 등 대선 주자들도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한 신규원전 건설을 중단하거나, 차기 정부에서 존속 여부를 다시 결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상태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중단 반대'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중단 반대'(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지난 8일 울산시 울주군청 브리핑룸에서 신고리원전 5·6호기가 들어서는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이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입법화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2017.2.8
young@yna.co.kr

◇ 예정지 주민은 건설 지지…지원중단·경기침체 우려

신고리 5·6호기 예정지인 울주군 서생면의 주민들은 원전 건설 백지화 시도를 불편해한다.

원전 건설로 주민과 지자체가 받는 인센티브만 1천500억원에 달할 뿐 아니라, 대규모 공사 자체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울주군의회는 이달 초 국회의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입법화 움직임과 관련해 "울주군민의 대표 기관으로서 반대하며,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군의회는 결의문에서 "신고리 5·6호기는 주민이 2013년 7월 자율적으로 유치한 것"이라며 "원전 정책은 생존권이 걸린 해당 지역 주민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지난해 6월 공사가 시작돼 20%까지 진행됐기 때문에 이제 중단하면 기자재·설계·시공 피해뿐 아니라, 고용 감소와 협력업체 피해 등 국가와 지역경제 타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주민단체인 서생면주민협의회도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어 "신고리 5·6호기는 국내 최초로 주민이 자율적으로 유치한 원전"이라며 "건설중단 입법화를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지역업체가 공사에 참여하고 인근 상가가 활기를 찾는 등 경기부양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며 "주민 의사에 반해 건설을 중단하면 고용 감소, 중소기업 도산, 이주민 생계난 등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원전 건설중단에 반대하는 주민 1천300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전달했다.

주민들은 "정치 논리로 건설중단 입법화를 추진한다면, 우리는 투쟁을 통해서라도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지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주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군의원들이 오히려 핵발전소 추가 건설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hk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27 09: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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