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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나이반도에 팔레스타인 국가 건립설 확산

송고시간2017-02-26 07:00

"이집트가 가자에 1천600㎢ 부지 제공 제안" 보도 잇따라

이집트·이스라엘 정부, 공개적으로는 부인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 팔레스타인 국가가 건립될 수 있다는 소문이 확산하면서 그 진위가 주목받고 있다.

26일 이집트 주간 알아흐람위클리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이 아닌 시나이반도에 세워질 수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최근 이스라엘과 이집트 매체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의 보도는 팔레스타인이 장래 자신의 수도로 삼으려는 동예루살렘과 서안을 사실상 포기한다는 것이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소문의 골자는 이집트 정부가 시나이반도 1천600㎢를 가자에 제공한 후 시나이와 가자에 걸친 영토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립한다는 내용이다. 가자의 전체 영토가 365㎢ 면적인 점을 참작하면 약 5배 넓은 부지를 제공하는 셈이다.

대신, 이집트는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의 영토 일부를 넘겨받는 조건도 소문에 담겨 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로부터 이 영토를 이양받는다면 요르단과 직접 연결되는 육로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팔레스타인 국가 건립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측근인 아유브 카라 장관의 최근 발언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지난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시 시나이반도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자는 이집트의 제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스라엘 집권 리쿠드당 소속의 베테랑 정치인인 카라 장관은 지난달 네타냐후 총리에 의해 총리실 장관에 임명된 우파 성향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이다.

카라 장관은 더 나아가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유대-사마리아(현 서안 지역) 대신 가자와 시나이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립하자는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대통령)의 계획을 채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라 장관은 이 계획안이 유일하고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데 네타냐후 장관이 동의했다고 주장했다고 이스라엘 언론은 전했다.

여기에 지난주 네타냐후 총리와 엘시시 대통령, 압둘라 요르단 국왕이 작년 2월 요르단 아카바에서 비밀회동을 했다는 이스라엘 유력 일간 하레츠의 보도까지 나오면서 팔레스타인 건립설은 더욱 확산했다.

세 정상은 당시 존 케리 당시 미국 국무장관의 중재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법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시나이에 팔레스타인 국가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나오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스라엘 언론은 2014년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각지에 흩어진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귀환권'을 위해 비무장화 조건 아래 가자에 1천600㎢ 부지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대신 팔레스타인은 서안과 동예루살렘의 나머지 지역에 독립 국가를 수립한다는 권리를 포기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같은 해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이던 조라 에일랜드는 이 거래에 따라 이스라엘 네게브 영토 일부가 이집트에 양도될 수 있다는 내용의 계획을 공개한 적이 있다고 알아흐람위클리는 전했다.

2012년 이집트 최대 이슬람조직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함마드 무르시 당시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도 비슷한 계획이 논의된 적 있다. 그해 말에는 이집트 정치인들이 가자 주민의 시나이 이주 계획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조사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이집트와 이스라엘 정부,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러한 소문이 나올 때마다 공식적으로 부인해 왔다.

이번에도 이집트 외무부는 "이집트 정부 관리가 시나이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립할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보도 내용을 거부하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평화협상 대표인 사에브 에레카트는 카라 이스라엘 장관의 발언을 두고 "바보 같고 웃기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카라 장관의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당시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이집트 칼럼니스트인 이브라힘 나와르는 "이러한 계획은 이집트의 비용으로 실행될 수 있다"며 "이집트인 누구도 이런 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자는 서울 면적의 60%에 불과한 좁은 땅에 150만명이 넘는 인구가 모여 살아 만성적인 주택 부족에 시달려왔다. 요르단강 서안에는 팔레스타인인 250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의 인구 밀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지만 이를 충족하는 사회 기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태로운 가자지구 아파트
위태로운 가자지구 아파트

(가자지구<팔레스타인>=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2014년 8월 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이야에 있는 한 6층짜리 아파트가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 이 지역의 다수 건물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됐다. 2014.8.13

폐허로 변한 가자지구의 주택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폐허로 변한 가자지구의 주택 [AP=연합뉴스 자료사진]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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