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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뉴욕회동 무산…'VX 암살'로 대화 가능성 소멸되나

WSJ "미, 비자발급 거부로 양국 1.5트랙 대화 좌절" 보도
트럼프 "너무 늦었다" 발언 직후…배경으로 잇따른 도발 주목


WSJ "미, 비자발급 거부로 양국 1.5트랙 대화 좌절" 보도
트럼프 "너무 늦었다" 발언 직후…배경으로 잇따른 도발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김경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구체화했던 미국과 북한 간의 뉴욕회동이 미국의 비자발급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 시절부터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던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적 태도로 돌변한 직후에 나온 조치로 주목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에 따라 철저한 외면을 받던 북한이 6년 만에 미국 땅에서 이루려던 회동이 무산되면서 가능성이 싹트던 북미대화가 아예 소멸되는 길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北 최선희 외무성 미주국장과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CG)
北 최선희 외무성 미주국장과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CG)[연합뉴스TV 제공]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음 달 1∼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인근 호텔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미국과 북한의 트랙 1.5(반관반민) 대화가 미 국무부의 비자발급 거부로 취소됐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국무부는 북한 측 대표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의 비자발급을 거부했으나, 정확한 거부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달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회동하던 시기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을 독살한 배후로 북한이 지목되면서 미국 측의 입장이 틀어졌을 수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 비공식 대화는 북한 측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여러 차례 미국과 접촉을 시도한 끝에 도널드 자고리아 미국 외교정책위원회 부회장의 주선으로 기획됐다.

북한에서는 최 국장을 비롯한 정부 측 인사가, 미국에서는 로버트 갈루치 전(前) 국무부 북핵 특사와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 등 전직 정부 관계자들이 대화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번 대화는 미국과 북한이 약 6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땅에서 접촉하는 뜻깊은 행사로 비상한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불발하고 말았다.

미국과 북한 대표들은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 베이징, 베를린,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 등지에서 수차례 접촉해왔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2011년 7월 이후 미국 영토에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작년에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온다면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철저한 무시와 제재로 일관하던 전임 행정부의 정책과 달리 북한에 대폭 완화된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북미 대화 가능성은 최근 들어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석탄을 올해 말까지 일절 수입하지 않겠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다시 주목됐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 같은 조치를 북한과의 대화를 미국에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중국이 제재 동참으로서 자기 몫을 하면서 미국도 한 역할을 하라는 식으로 압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화 가능성이 움트는 이 같은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로이터 통신 인터뷰와 함께 다시 급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과 관련한 질문에 "나는 절대 '노'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아마도 매우 늦었다(very late)"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특정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너무 늦어서 못 만난다'(too late)는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아직 구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이런 일련의 변화는 도발이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일 정상회담 중에 시험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최근에는 말레이에서 벌어진 김정남 독살 사건 등이 대화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배후로 지목된 이 사건에 대량살상무기로 생산, 사용, 보유가 국제사회에서 금지된 독가스 'VX'가 사용된 것이 확인됐다는 점이 주목을 받는다.

VX는 국제협약이나 유엔 결의에 의해 금지된, 지탄을 받는 화학전 전용무기로, 공공장소에서 사용됐다는 점 자체가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WSJ는 북한이 김정남 암살을 위해 국제공항에서 VX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자는 목소리가 미국 의회에서 힘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남 암살, 北잔혹성…테러지원국 재지정해야"(CG)
"김정남 암살, 北잔혹성…테러지원국 재지정해야"(CG)[연합뉴스TV 제공]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VX 신경작용제를 공공장소에서 사용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테러행위"라며 "이 때문에 (북한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분명히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heeva@yna.co.kr viv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25 17:3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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