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르포] 사고 후 6년 후쿠시마원전, 여전히 재앙과 싸우는 전쟁터

대자연 공격 흔적 그대로 남아…무너진 벽·지붕 그대로
추운 날씨에도 6천명 근로자 구슬땀…방사능 통제된다지만 '불안'

(후쿠시마 제1원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2011년 3월11일 대지진으로 쓰나미가 덮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 된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 후 6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인 지난 22일 찾아간 후쿠시마 제1원전은 여전히 전쟁 중이었다.

위급한 상황이 지나가고 원전은 사람의 통제 하에서 폐로(廢爐·원자료 해체) 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러나 풀어야할 숙제를 많이 간직한 채 전례 없는 전투가 치러지고 있었다.

전사들은 모두 6천명이나 됐다. 이는 사고 전 근무 인원 1천명의 6배에 달한다. 아직 추운 날씨였지만 온 몸을 감싼 방제복 때문에 모두 땀 범벅이었다.

현장을 둘러본 기자 역시 방제복 뿐 아니라 마스크, 모자, 헬멧으로 온몸을 둘러싸야 했고 양말 3켤레, 장갑 3켤레를 겹쳐 착용한 뒤에야 원전에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후쿠시마원전사고 6년…갈길 먼 폐로
후쿠시마원전사고 6년…갈길 먼 폐로(후쿠시마 제1원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지진해일) 피해을 입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1호기(왼쪽)와 2호기의 모습. 방사능 수치가 높아 작업원 중에서도 철저하게 방호 장비를 갖춘 경우에만 제한된 시간에서 접근이 허용된다 2017.2.27
bkkim@yna.co.kr

원전 내부로 들어가는 절차는 까다롭다. 여러 차례의 신분과 복장, 소지품 검사를 해야 하며 원전에서 나올 때와의 비교를 위해 체내 방사선량을 측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는 모두 기가 죽을 만큼의 첨단 기기들이 사용된다. 먼저 등록해 놓은 손가락 지문은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전자 카드와 함께 이중의 신분증으로 사용된다. 체내 방사선량을 체크하는 기기는 앉아 있으면 1분만에 측정 결과를 신속하게 측정해 알려준다.

이렇게 철저하게 현대식인 첨단 기기를 거쳐 힘들게 들어간 원전 내부는 전혀 딴판이었다. 6년전 대자연의 공격을 받은 상처가 곳곳에 그대로 남아있는 폐허의 현장이자, 그 폐허를 극복하려는 인간들의 원시적인 싸움터였다.

원자로 건물 외부는 사고 당시처럼 벽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있고 지붕 쪽에서는 무너져 내린 수소 폭발로 무너져 내린 지붕이 자갈 더미가 돼 남아 있었다.

원자로 주변에서는 접근해 철거 작업하기 힘든 만큼 규모가 큰 철제 장비도 남아 있었다. 이미 용무를 마친 거대한 수증기 정화탑 역시 철거 작업 중 원자로에의 영향을 우려해 방치된 상태였다.

사고 상흔 남아있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상흔 남아있는 후쿠시마 원전(후쿠시마 제1원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6년전 사고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원자로 건물 외부 모습. 원자로 건물 외부는 사고 당시처럼 벽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있고 지붕 쪽에서는 수소 폭발로 무너져 내린 지붕이 자갈 더미가 돼 남아 있다. 2017.2.27
bkkim@yna.co.kr

그나마 사고 수습이 진행되고 폐로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것은 위험을 무릎쓰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덕이다.

건설업체 안도(安藤)하자마의 아키야 노부유키(秋谷信幸·50) 후쿠시마 현장 소장은 "솔직히 가족들이 걱정하기는 했지만 후쿠시마를 위해 일하게 해달라며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업자인 우리들만이 할 수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사고가 나자 마자 달려와 쓰레기를 치우고 도로를 정비하는 일부터 했다"며 뿌듯해 했다.

2시간 반 원전 내부를 살펴보던 중 문제의 1~4호기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것은 80m 떨어진 지점. 이미 핵연료를 제거한 5호기의 격납용기 내부에도 들어가 살펴봤지만 기자의 누적 방사선 피폭량은 40마이크로시버트(μ㏜)로 측정됐다.

일본 도쿄에서 미국 뉴욕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경우 피폭량인 100μ㏜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취재에 동행한 도쿄전력 관계자들은 내내 방사능 수치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특히 인근 바닷물의 방사능 수치도 지극히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원전 안에 들어와 측정한 방사능 수치 역시 원자로 건물 주변만 벗어나면 일본의 다른 지역에 비해 결코 높지 않은 수준이었다.

도쿄전력은 원전 내부의 방사능 수치를 공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적극 알리고 있지만,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에 대한 공포는 일본 사회에서도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후쿠시마 원전, 멜트다운 핵연료 수습 '난제'
후쿠시마 원전, 멜트다운 핵연료 수습 '난제'(후쿠시마 제1원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5호기의 격납용기 내부 모습. 5호기는 핵연료가 모두 제거돼 내부가 공개됐지만, 1~4호기는 격납용기 내부에 노심용융(멜트다운)이 일어나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2017.2.27
bkkim@yna.co.kr

원전 내부의 방사능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다고 해도 아직 폐로가 시작 단계인 상황에서 핵연료도 제거하지 못했고 핵 연료가 녹아 내리는 노심용융이 추가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내시경형 카메라를 노심용융이 진행된 2호기 내부에 넣어 측정한 결과 원자로 내부의 방사능 수치는 시간당 650시버트(㏜)나 됐다. 이는 30초 이상 노출되면 사망하는 수준으로 사고 이후 최고치다.

2012년에 측정된 시간당 73㏜보다 7배 이상 높아 노심용융이 더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도쿄전력의 위기소통(리스크커뮤니테이션) 담당자인 오카무라 유이치(岡村 祐一) 부장은 후쿠시마 원전의 폐로에 대해 "인류가 힘을 모아 전례 없는 원전 위기와 싸우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폐로는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주도하고 있지만 폐로 방식에 대해서는 전세계의 원자력 과학자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프랑스, 독일, 러시아, 스웨덴, 스위스, 한국, 유럽연합 등이 참여하는 공동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각 나라의 과학자들은 다음달부터 향후 3년간 폐로의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꼽히는 노심용융 후 핵연료를 제거하는 방식을 논의하게 된다.

오카무라 부장은 "과거 사고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절대 안전하다'고 외쳤던 것에 대해 뼈져리게 반성한다"고 했다. 국민들을 안심시키는데 집중하면서 쓰나미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과소평가했다는 것이다.

그는 "안전하다고만 강조할 게 아니라 실제로 지금 상황이 어떤지를 제대로 투명하게 알렸어야 했다. 만약 사람들이 두려워하더라도 제대로 알고 두려워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고 6년 후쿠시마 원전, 폐로까지 30~40년 더걸려
사고 6년 후쿠시마 원전, 폐로까지 30~40년 더걸려(후쿠시마 제1원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전경.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폐로까지 앞으로 30~4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7.2.27
bkkim@yna.co.kr

bk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27 07:00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AD(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