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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공항 축소' 논란 지역 갈등 재연 우려

통합공항 추진 대구지역 '발끈'…"명확한 정부 입장 나와야"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지난해 6월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난 '영남권 신공항'이 애초 알려진 규모보다 축소된다는 논란이 불거져 지역간 해묵은 갈등으로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25일 부산·경남 정가에 따르면 이 사업이 신공항이 아닌 기존 공항을 리모델링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주장이 나온 반면 군 공항과 통합하는 대구공항은 활주로 2본 이상의 신공항 수준으로 건설된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이헌승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위원장과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해신공항 건설사업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내용 중 연간 항공수요가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김해공항을 신공항 규모로 확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연구용역을 토대로 한 연간 이용객수 3천800만명을 2천500만∼2천800만명으로 줄였다는 것이다.

예상 항공수요를 줄여 잡으면 김해공항 소음에 따른 이주대책과 활주로 연장(3.8㎞)이 예타에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자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난 20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하며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신공항 건설을 요구했다.

여권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이 문제에 이의를 제기했다.

홍 지사는 지난 20일 도청 확대간부회의에서 "김해신공항 활주로가 3.8㎞ 이상으로 보장되지 않으면 신공항 건설 자체를 무산시켜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활주로가 3.8㎞ 이상 돼야만 에어버스나 대형화물기가 뜰 수 있다"며 "대형 여객기와 화물기가 뜨지 못하면 김해공항 주변과 경남에 첨단산업이 오지 않는다"며 활주로 3.8㎞가 되지 않는 신공항은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홍 지사는 부산시와 대구시를 방문해서도 활주로 3.8㎞가 되지 않는 신공항 정책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김해공항 [연합뉴스 자료 사진]
김해공항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에 대해 대구지역에서는 통합공항 건설에 '딴죽걸기'로 받아들였다.

대구시의회 공항 통합이전 추진 특별위원회는 지난 24일 "부산 일부 정치권의 대구공항 통합이전 방해 공작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특위는 "군사시설 이전을 위해 7조원 넘는 비용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대구공항 이전과 4조원 이상 막대한 국비로 추진하는 김해공항 확장을 단순 비교해 마치 7조원이 민간공항 사업비용인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해공항 수요 축소가 대구 신공항 규모 확대를 위한 것이라는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한다"며 "이제는 김해공항 확장이 쉽지 않자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재를 뿌리고 있는데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탄핵 인용시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부산지역 여야 정당과 대선주자급 인사의 문제 제기와 이로 말미암은 영남권 지역 갈등 조짐까지 예고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제17대와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쟁점이 됐던 신공항 문제가 이번에도 주요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영남권 표심을 얻기 위해 이 문제를 다시 꺼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과 경남, 대구 등 어느 한 쪽의 입장만 두둔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대선 기간에는 꺼내지 않는 대신 새로 선출되는 정권에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민홍철(김해갑) 의원은 "김해신공항은 국토부 소관의 국가재정사업이고, 국방부와 지자체 소관사업인 대구통합공항 건설은 군 공항 부지를 대구시가 이전받고 대신 통합공항을 짓는 것이다"며 "단순히 비교하기 힘든 사업을 두고 혼선이 생겼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김해신공항 건설은 정부가 명확하게 사업계획을 발표하면 되는 사항이다"며 "그러나 지금 정부가 처한 상황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지역 갈등 조짐까지 나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초 정부가 발표한 신공항 수준으로 추진하면 되는 문제를 대선 이슈로 부각하면 오히려 지역 갈등이 재연되는 등 부작용이 더 크다"며 "문재인 전 대표 등 당내 대선 주자들도 정부가 발표한 계획대로 가면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홍준표 지사도 부산시와 대구시를 방문해 "대구통합공항은 부지부터 새로 건설해야 하고 김해신공항은 활주로를 넓혀 리모델링하는 것이기 때문에 건설비용 등을 수평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언급해 대구통합공항 건설과 김해공항 확장문제를 동일 선상에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견해를 보였다.

건드리면 지역 갈등으로 옮아갈 수 있는 민감한 신공항 문제가 큰 갈등없이 가라앉을지, 대선 국면을 맞아 또다시 확산될지 주목된다.

b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25 10: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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