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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술꾼은…'술로 풀어보는 일본사'

송고시간2017-02-24 10:29

'술로 풀어보는 일본사'
'술로 풀어보는 일본사'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16세기 일본 전국시대(센코쿠시대)를 평정한 무장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는 술꾼으로도 이름을 떨쳤다.

그는 적장의 수급(首級)에 금칠을 해두고 안주 삼아 즐기며 술을 마셨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노부나가는 부하들과 진탕 마시면서 유흥을 즐기는 것을 좋아했다. 노부나가의 가신 중 아케치 미쓰히데(明智光秀)는 유난히 술에 약했다.

한번은 술자리에 동석했던 미쓰히데가 한참 동안 자리를 비우자, 불같은 성격의 노부나가가 머리에 창까지 들이대며 힐난했다는 일화가 있다. 또 다른 날은 큰 잔으로 술을 권했다가 미쓰히데가 사양하자, 칼을 빼 "이 칼날을 먹을 것인가, 술을 마실 것인가, 한쪽을 택하라"고 강요해 결국 마시게 했다고 한다.

술을 강권한 것이 불화의 씨앗이 됐을까. 훗날 미쓰히데는 혼노지(本能寺)의 변을 일으켜 노부나가를 살해, 노부나가가 꿈꿨던 전국 통일은 좌절된다.

신간 '술로 풀어보는 일본사'(이상미디어 펴냄)는 술을 매개로 일본의 속살을 들춰 본다.

노부나가의 뒤를 이어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도 술을 꽤 마셨고 술꾼 무사를 거느리기도 했다. 하지만 노부나가 같은 술꾼은 아니었으며, 타고난 지략으로 술을 지혜롭게 활용할 줄 알았다. 음주가무로 군영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웠지만, 과음은 경계했다.

히데요시가 사망한 후 에도(江戶) 막부를 열어 통일 국가를 경영한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는 소문난 검약가에 인내심이 강했다. 술을 즐기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백성들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무사들의 주연과 유흥을 단속했다.

일본에 술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약 2천 년 전 벼농사를 중심으로 한 야요이(彌生)문화가 발달할 무렵부터다. 5세기 누룩이 전해지기 전까지는 쌀을 입에 넣고 씹어서 술을 빚었다. 고대인들에게 술은 불행을 가져오는 액신을 달래고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영험한 물건이었다. 쌀을 씹어서 술을 빚은 전통은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은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에도 소개됐다.

저자인 와카모리 타로(1915∼1977) 도쿄교육대학 명예교수는 역사학과 민속학을 연구한 일본 종교사회사의 대가였지만, 일상의 취흥을 즐기는 술꾼이기도 했다.

이세연·송완범·정유경 옮김. 444쪽. 1만8천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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