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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긴박해지자 중국 해·공군 동해진출 추진

송고시간2017-02-23 17:50

니혼게이자이 칼럼 "동중국해 군사 거점화 완료…북 불안정 대비 미·일 견제"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중국군 함정과 항공기가 잇따라 동해에 출몰하고 있는 것은 장차 동해를 남중국해 이상의 중요한 전략 거점으로 삼으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남중국해 인공섬의 군사 거점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판단에 따라 "다음 목표로 동해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3일 안보문제 전문가 칼럼을 통해 한반도정세가 유동적으로 전개됨에 따라 중국군이 동해에 촉수를 뻗치고 있다며 이런 내용의 분석을 내놨다.

칼럼 필자인 고사카 데쓰로(高坂哲郎) 편집위원은 올해 1월 9일 중국 공군 항공기가 편대를 이뤄 동중국해에서 대한해협 동수도(일본명 '쓰시마 해협') 상공을 거쳐 동해에 진출한 사실에 주목했다.

칼럼에 따르면 당시 중국 공군 편대가 폭격기 6대, 조기경보기 1대, 정보수집기 1대로 구성됐다. 편대에 포함된 폭격기에는 순항미사일 탑재가 가능하며 호위역할을 맡을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등을 추가하면 유사시 "공중폭격부대"가 되는 공격형 편대구성이라는 것이다.

동해에 진입한 중국 폭격기 훙-6[연합뉴스 자료사진]
동해에 진입한 중국 폭격기 훙-6[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1월 5일에는 중국 해군 함정 3척이 태평양에서 쓰가루해협을 경유, 동해로 나왔다. 이보다 더 주목할 움직임은 작년 2월 중국 해군 잠수함이 쓰시마 해협 접속 해역을 잠행해 동해에서 동중국해로 진출한 사실이다.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와 호위함이 이를 발견했지만, 중국 잠수함이 지나간 곳은 영해가 아니었기 때문에 국제법상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도 일본 방위성이 굳이 이 사실을 발표한 것은 일본이 잠수함의 움직임을 탐지하고 있다는 걸 중국군에 알리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고사카 위원은 분석했다.

그는 중국군의 동해진출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은 남중국해의 군사 거점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동중국해에서 일 해상보안청이나 해·공 자위대에 군사적 압력을 가할 수 있게 되자 다음 목표인 "SLBM의 동해배치" 추진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군은 현재 SLBM을 탑재한 "진(晋)"급 핵잠수함의 남중국해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진급잠수함에 탑재한 쥐랑-2(JL-2) SLBM은 사정 8천㎞여서 남중국해에서 발사해도 미국 본토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

도달거리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태평양으로 나가면 미 해군 잠수함의 공격을 받을 위험이 있어 중국군은 현재 "당(唐)"급 신형 핵잠수함과 사정 1만2천㎞로 추정되는 신형 SLBM "JL3"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동해에 배치하고 호위부대를 붙이면 소규모이긴 하지만 높은 대미 억지력을 갖추게 된다.

중국은 동해에 면해 있지 않고 대한해협 동수도를 잠수 항행하면 일본 자위대에 탐지된다는 건 작년 2월에 이미 확인됐다. 중국이 동해에 안정적으로 SLBM을 배치하려면 남중국해의 하이난(海南)도 처럼 동해연안에 잠수함 기지를 설치해야 한다.

중국 언론에 공개된 중국 핵잠수함[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언론에 공개된 중국 핵잠수함[연합뉴스 자료사진]

칼럼에 따르면 일본의 한 안보전문가는 "중국군은 동해연안, 아마도 러시아 국경에 가까운 나진 근처를 군사거점으로 삼으려 할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이 나진을 군항으로 쓸 수 있게 되면 잠수함은 나진을 떠나 비교적 짧은 시간에 수심이 깊어 숨기 쉬운 해역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중국은 이미 북한과 나진항 일부 장기임차계약을 맺어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군이 동해의 군사 거점화에 나서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나 중국군의 동해진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최근 한반도정세가 물밑에서 긴박해지는 상황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앞서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강경하게 다루겠다고 밝혔고 해병 대장 출신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이끄는 국방부는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할 시기는 지금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도쿄 주재 정보 관계자의 분석처럼 "미군이 훈련을 내세워 병력을 동북아시아로 집결시킨 후 갑자기 북한 독재정권 제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현재 서태평양에 전개하고 있는 항공모함 전단은 2개지만 이 부대가 3개가 되면 기습공격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칼럼은 혹시 미군이 선제공격에 나서면 중국도 방관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 전체는 어렵더라도 혼란을 틈타 나진 일대를 포함해 가능한 한 넓은 지역을 차지해 김정은 정권보다 통제하기 쉬운 괴뢰정부를 세우는 상황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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