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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퇴근 가능한 날 올까…소비진작책 실효성 '글쎄'

경제정책방향 발표 2개월 만에 소비 활성화 대책 내놔…미시 대응에 초점
소득 뒷받침 안 되면 소비대책 '백약이 무효' 지적도
[그래픽] 고소득·중산층 소비심리는 살리고, 저소득층은 소득 늘리고
[그래픽] 고소득·중산층 소비심리는 살리고, 저소득층은 소득 늘리고[그래픽] 고소득·중산층 소비심리는 살리고, 저소득층은 소득 늘리고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정부가 23일 발표한 내수활성화 방안은 고소득·중산층의 소비심리 회복, 저소득층의 가계소득 확충·생계비 부담완화 등 크게 두 갈래로 구성됐다.
jin34@yna.co.kr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정부가 23일 발표한 내수활성화 방안은 고소득·중산층의 소비심리 회복, 저소득층의 가계소득 확충·생계비 부담완화 등 크게 두 갈래로 구성됐다.

지난해 말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 소비 제고 방안을 담았음에도 정부가 2개월 만에 새롭게 소비 진작 카드를 들고나온 것은 그만큼 소비 둔화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 위주로 꺼져가는 소비 불씨 살리기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소비 부진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상 소비 진작책은 헛바퀴를 돌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쇼핑·여행 즐길 틈 주고 생계비 부담 줄여 소비 숨통 틔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는 쓸 돈은 있지만, 시간이 없거나 마땅히 돈을 쓸데가 없는 고소득, 중산층을 겨냥해 소비심리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정부는 매달 하루를 '가족과 함께하는 날'로 지정하고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단축근무를 유도하기로 했다.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함께 쇼핑을 즐기거나 레저 활동을 하라는 취지에서다.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전환할 방안도 고심해 대책에 담았다.

정부는 호텔·콘도가 객실 요금을 현행가보다 10% 이상 인하하면 올해 한시적으로 재산세를 30%까지 경감하기로 했다.

코레일의 '내일로' 이용대상은 올해까지 만 25세에서 만 29세 이하로 확대 적용한다.

해외 골프여행객의 유턴을 위해 국내 골프장 간 경쟁을 촉진하고 더 나은 골프장이 나올 수 있도록 4월 중으로 골프산업 육성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경기 부진으로 지난해부터 소득이 감소하는 저소득층을 겨냥해선 가계소득 확충 방안을 마련했다.

갑작스러운 실업 사태에도 가게가 받는 충격을 덜 수 있도록 현재 하루 4만3천 원인 구직급여 상한액을 인상하고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하는 취약 근로자를 위해 체당금 지급 기간을 신청 후 약 70일에서 30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생계급여는 1∼2인 가구와 신규 수급자 지원 확대 등을 담아 7월께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수립해 개선하기로 했고 근로자녀장려세제, 자녀장려세제 대상 요건을 완화한다.

생활물가 상승, 생계비 부담도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제한한다는 진단에 따라 정부는 청년 행복주택 입주자 조기 모집 등을 통해 주거비 부담을 낮추고 갚을 능력이 없는 장기 체납자의 건강보험료를 결손 처분하는 등 의료비 부담도 줄여주기로 했다.

취업후 상환학자금 대출 중 의무상환기간에 육아 휴직해도 1년간 상환을 유예해 교육비 부담을 낮추는 한편 고속철도 조기예약 할인 혜택 제공, 알뜰폰 활성화 등 교통·통신비 경감 방안도 담았다.

◇ 실효성 물음표, 미정 대책도 수두룩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이 같은 정책으로 소비가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정부는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가족과 함께하는 날'을 지정하겠다고 했지만, 유연근무제의 도입률이 저조한 상황이어서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나타날지 장담할 수 없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은 300인 이상 대기업 중 53.0%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마저도 100∼299인 업체는 27.3%, 30∼99인에서는 25.9%, 10∼29인은 15.1%, 5∼9인은 12.0%로 규모가 영세해질수록 도입률이 떨어졌다.

도입률도 문제지만 실제 사업장에서 유연근무제 활용률은 그보다 더 낮다는 게 일반적이다.

객실 요금을 인하한 호텔·콘도에 재산세를 한시 인하해주는 정책도 비슷한 맹점을 지니고 있다.

재산세는 지방세이기 때문에 이 제도를 도입하려면 중앙부처가 각 지자체를 설득해야 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실제 얼마나 많은 지자체가 정부의 뜻에 동참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셈이다.

고시가격을 기준으로 본 요금 인하가 실제 소비자들의 부담 경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정부가 객실요금 인하 기준으로 삼는 것이 고시가격인데 실제로는 고시가격보다 낮은 요금을 받는 호텔·콘도가 많다.

호텔·콘도가 세제 혜택만을 노리고 고시가격만 낮춘 채 객실 요금을 내리지 않을 여지도 있는 셈이다.

통신비 인하를 위해 내건 이동통신 단말기 판매 시 현상경품 기준 완화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는 현상경품 기준을 완화하면 통신사끼리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경품 기준을 완화한다고 해서 통신사들이 마케팅비를 늘린다는 보장은 없다.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당장 효과를 보기 어려운 정책도 여럿이다.

골프산업 규제 완화 방안, 노인 외래진료비 정액제도 개편 방안 등은 방향만 제시됐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

실버 여행 활성화 대책의 경우 4월에서야 연구용역에 착수하는 터라 단기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소비 진작책이 실행을 장담하기 어렵고 모호한 대책 위주로 나온 것은 역으로 소비 활성화가 소비만을 목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면이기도 하다.

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소득증대, 고용안정, 가계부채 경감 등이 전제되지 않는 한 제시된 정책의 내수활성화 효과는 한계가 있고 일시적인 효과만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porqu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23 08: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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