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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주도' 상법개정안, 2월 국회 통과할까

감사위원 분리선출제·집중투표제 의무화 '찬반 대립'
전자투표제·다중대표소송제 이견 덜하지만 세부조율 남아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대주주 의결권 제한과 소액주주 권리 강화를 골자로 한 야당 주도의 상법 개정안이 과연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 4당은 이달 초 2월 임시국회에서 상법 개정안 가운데 전자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등 이견이 덜한 일부 내용을 처리하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마저도 세부 내용을 놓고서는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해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단 오는 23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전후로 여야 원내지도부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간사들이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 법 개정을 '첫 관문'인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를 통과해야 하는데 소위 위원인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등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상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법사위 여당 의원들이 반대하면 직권상정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여야 4당의 합의 도출 없이는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갑윤 "상법 개정안은 상법 개악"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정갑윤 무소속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법개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 할 것을 요구" 하며 "대한민국 정치가 기업에 채찍만 가하는 경제민주화에 열을 올리는 것은 우리 경제를 더욱 고사시킬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7.2.14scoop@yna.co.kr
정갑윤 "상법 개정안은 상법 개악"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정갑윤 무소속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법개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 할 것을 요구" 하며 "대한민국 정치가 기업에 채찍만 가하는 경제민주화에 열을 올리는 것은 우리 경제를 더욱 고사시킬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7.2.14scoop@yna.co.kr

현재 여야 간에 가장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부분은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집중투표제 의무화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감사위원을 맡을 이사는 선임단계부터 다른 이사들과 분리 선출하며, 이때 대주주의 의결권은 3%로 제한하는 제도다. 지분을 많이 보유한 대주주이더라도 의결권은 3%밖에 행사하지 못한다.

이사의 업무 집행을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감사위원회 위원은 선임될 때부터 대주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재계에서는 최대 주주만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해 합산 3%로 제한받는 반면 2대 주주는 의결권 제한이 전혀 없으므로 투기 자본에 의해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경우 각 주주가 1주마다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복수의 의결권을 부여받아 후보자 1명 또는 여러명에 집중해 투표를 실시, 후보자들을 득표 순으로 일괄 선임하는 제도다.

지배주주와 기타 소수주주들 간에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소수주주들도 연합해서 이사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재계는 집중투표제가 이사회 구성원을 이질화시켜 경영 효율성이 저해된다고 반발한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은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동시에 도입되면 외국 자본의 이사회 진입이 쉬워지고 경영권이 침해된다"며 반대 입장이 확고하다.

상법개정안 통과 촉구 회견하는 박용진 의원(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사주를 이용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막는 상법개정안(일명 이재용법)의 2월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2017.2.1jeong@yna.co.kr
상법개정안 통과 촉구 회견하는 박용진 의원(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사주를 이용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막는 상법개정안(일명 이재용법)의 2월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2017.2.1jeong@yna.co.kr

상대적으로 전자투표제 의무화와 다중대표소송제는 여야 간 이견이 적은 편이다.

전자투표제는 주주들이 주주총회 현장에 가지 않고도 전자적으로 편리하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주주들의 평균 주식보유기간이 단기간이므로 주주들의 활발한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워 실효성이 낮다는 주장을 한다.

또 악의적 루머에 의해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를 대고 있으나 '직접적인 경영권 침해'가 우려되는 제도는 아니다.

자유한국당은 해킹 위험성 해소 대책이 필요하며,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대신 '의결정족수 완화'도 이참에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중대표소송제는 자회사의 이사가 임무 해태 등으로 자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모회사의 주주가 해당 이사를 상대로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대표소송제기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제도의 취지 자체에는 여야 모두 동의하지만, 적용 대상인 자회사 비율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를 놓고 야당(30~50%), 여당(100%)의 의견이 다른 상태라 합의가 필요하다. 종전 법무부안에서는 50%를 제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경영권 방어 수단을 보장하는 논의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내걸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법사위 야당 관계자는 "상법 개정은 오래 된 이야기로 이해관계들이 워낙 첨예하게 엇갈린다"며 "상법 개정안이 비록 제정안은 아니지만 워낙 중요한 사안인 만큼 상임위 공청회 개최 등 정식 절차부터 밟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여야 합의가 되지 않으면 밀어붙이듯이 처리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전자투표제와 다중대표소송제 등 일부 합의된 내용부터 2월 국회에서 먼저 처리하는 것도 상황에 따라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2/21 11: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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