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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논란 伊밀라노 대성당 앞 야자수, 반이민 시위 중 불타

송고시간2017-02-20 20:29

시위대 "야자수, 아프리카화 상징물"


시위대 "야자수, 아프리카화 상징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스타벅스가 주도해 심은 뒤 찬반 논란에 휘말린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대성당) 주변의 야자나무가 반이민 시위 직후 화염에 휩싸였다.

20일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19일 새벽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 식수된 야자나무 42그루 중 일부가 방화로 추정되는 사고로 불에 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불에 탄 야자나무 중 한 그루는 밑동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화재가 두오모 광장에서 열린 극우 성향의 정당 북부동맹과 극우 단체 카사파운드의 항의 시위 직후 발생했다며 인근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해 범인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북부동맹과 카사파운드는 당시 시위에서 이탈리아 국기를 흔들며 "두오모 광장에 야자나무를 심는 것은 아프리카화에 다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야자수들이 이탈리아 토종 커피의 잠재적인 위협 세력인 스타벅스라는 외국 회사에 의해 심어진 것도 시위대의 반발을 부채질했다.

밀라노 두오모 광장 앞에 심어진 야자수 밑동이 불에 탄 모습
밀라노 두오모 광장 앞에 심어진 야자수 밑동이 불에 탄 모습

[AFP=연합뉴스]

마테오 살비니 북부동맹 대표는 "다국적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중 하나에 한 짓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이것은 맥도날드가 베네치아 성마르코 광장에 대규모 상점을 낸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하반기에 밀라노와 로마 등에 점포를 낼 예정인 스타벅스는 두오모 광장 주변의 녹지공간 재단장 입찰을 따낸 뒤 지난 14일과 15일 사이 야음을 틈타 두오모 광장에 야자수 42그루를 심었다. 스타벅스는 향후 바나나 나무 등으로도 식수 종류를 넓힐 계획이다.

두오모 광장의 야자수는 "외래종을 굳이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건축물 앞에 심어야 하느냐", "밀라노 대성당과 야자수가 미학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등의 불만에 휩싸이며 등장 직후부터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곳에 과거 1800년대 후반에도 야자수가 존재한 역사적 전례가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 논란이 필요 이상으로 과열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래종인 야자수는 시칠리아, 로마 등 기후가 온화한 남부나 제노바 등 지중해성 기후가 두드러진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겨울 날씨가 혹독한 이탈리아 북부에서는 생소한 나무로 꼽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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