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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대사, 말레이 정부와 일전불사 태도 보인 '버럭' 기자회견

송고시간2017-02-20 18:14

말레이 정부 초치에 반발해 맞불 기자회견…취재진 인산인해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20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강철 북한 대사는 말레이시아 정부와 일전을 불사할 태세로 보였다.

그는 현지경찰이 북한 국적 용의자들의 신원까지 공개하며 사실상 북측을 암살배후로 했다며 "증거는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를 믿을 수 없으며 북한과의 공동조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사망자는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라는 인물이라고 강조하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과는 무관하며 북한 배후설을 부인하는데 집중했다.

강 대사가 기자회견을 시작한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외교공관이 밀집한 쿠알라룸푸르의 고급 주택가 부킷 다만사라는 평소의 한적한 분위기는 간 데 없이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넓이가 20㎡에도 못 미치는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정문 앞에 20여대의 방송 카메라가 진을 쳤고, 강 대사의 발언대에는 마이크와 녹음기 수십대가 접착테이프로 주렁주렁 매달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기자회견이 시작될 즈음 북한대사관 앞 도로는 200여명의 취재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차량 정체 현상까지 빚어졌다.

강 대사의 이 기자회견은 앞서 이날 오전 말레이시아 정부가 강 대사를 초치해 김정남 살해사건과 관련해 강력히 항의한 데 대한 맞불 기자회견 격으로 해석됐다. 특히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북측 관계자들은 특유의 고압적 태도로 취재진을 압박해 눈길을 끌었다.

회견 시작에 앞선 오후 2시 45분께 대사관 정문을 개방한 북한 대사관 직원들은 "질서를 잘 지켜달라. 그렇지 않으면 기자회견을 취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들은 현장에 모인 기자 전원에게 신분증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다가 여의치 않자 기자 10여명의 명함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잠시 후 등장한 강 대사는 김정남 피살사건의 수사가 정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말레이시아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그는 암살 당일 출국해 북한으로 달아난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에 대해 "용의자라고 보는 근거가 어디 있는가"라고 쏘아붙였고 각국 언론이 "우리가 확인한 사망자의 신원인 '김철'이 아닌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이름을 들먹이고 있다"면서 김정남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지금껏 기자들과의 접촉을 꺼리던 북측이 강경대응 모드로 돌아선 것은,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애초 심증 수준이었던 북한 정부 암살 배후설이 기정사실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말레이시아가 범죄인 인도협정을 체결하지 않았고, 북한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가입국도 아니어서 북한이 끝까지 암살 관여를 부인하면 진상규명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계산도 북한의 이런 갑작스런 입장전환의 배경으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 주재 강철 북한 대사가 20일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말레이 경찰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북한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자료사진]

말레이시아 주재 강철 북한 대사가 20일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말레이 경찰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북한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자료사진]

말레이시아 주재 강철 북한 대사가 20일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자료사진]

말레이시아 주재 강철 북한 대사가 20일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자료사진]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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