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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만 인턴 가능?…EU 기관 '열정페이' 횡행에 제동

송고시간2017-02-20 16:48

EU 옴부즈맨실 "대외관계청은 모든 인턴에게 보수 줘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건물.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건물.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유럽연합(EU) 산하 기관들이 젊은이들을 무급 인턴으로 채용하는 이른바 '열정페이'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EU 각 기관의 비리·불법을 감시하는 기관인 EU 옴부즈맨실이 가난한 젊은이들도 인턴 채용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모든 인턴에게 보수를 지급하라고 지난 주말 대외관계청(EEAS)에 권고했다.

20일 EU옵서버 등의 보도에 따르면, EU의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은 세계 140여 개 나라에 설치한 대표부 등에 근 800명의 무보수 전업(풀타임) 인턴을 고용하고 있다.

외교관이나 국제기구 근무 등을 꿈꾸거나 직업적 경력을 쌓으려는 젊은이들에겐 대외관계청을 비롯한 EU의 각급 기관은 유엔과 함께 '꿈의 직장'으로 꼽힌다.

EU 기관들에서 인턴을 하기 위한 경쟁률도 수백 대 1 이상으로 치열하자 무급 또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수를 주고 청년들을 착취하는 이른바 '열정페이'가 횡행하고 있다.

옴부즈맨실은 지난해 대외관계청 무급 인턴 출신의 오스트리아 출신 청년이 이런 관행의 문제점을 청원한 이후 이를 조사해왔다.

대외관계청은 무보수 인턴 관행은 무보수를 무릅쓰고라도 다문화환경과 EU 업무를 경험해보려는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에밀리 오레일리 옴부즈맨은 "EU 대외관계청 인턴은 젊은이들의 경력에서 중요한 디딤돌일 수 있고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 가능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집안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생활비 부담 때문에 무급 인턴 자리를 지원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햇다.

그는 "평등은 유럽연합의 설립 가치이며 차별은 엄격히 금지된다"면서 회원국들의 대표 기구인 EU 이사회가 2014년 교육훈련제도 품질 기본구상에서 "무급 교육훈련생은 불리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의 직업적 기회를 제한할 수 있고 무급 노동의 한 형태"라고 인정한 점을 상기시켰다.

유럽의회에서 한 조약체결 찬반 표결이 진행되는 장면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의회에서 한 조약체결 찬반 표결이 진행되는 장면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따라서 대외관계청은 인턴이 근무하는 지역의 생활비를 반영해 '적절한 수당'을 지급, 비차별 원칙을 존중하고 젊은이들이 재정형편과 무관하게 인턴을 지망할 수 있도록 하라고 옴부즈맨은 권고했다.

옴부즈맨은 다른 EU 기관들의 무급 인턴 실태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옴부즈맨의 권고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EU 기관들은 통상 이를 따른다. 대외관계청은 5월31일까지 이에 답변해야 한다.

옴부즈맨실의 이번 결정은 EU 인턴들이 무급 인턴 종식을 요구하며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집행위원회 본부 건물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기 직전 나왔다.

유럽의회는 의회 사무국 무급 인턴제도를 금지했으나 개별 의원들의 인턴 채용은 자유롭다. 2013년조사에서 의원실 인턴 3명 중 1명은 월 600 유로(약 73만원) 이하를 받고 10명 중 1명은 아예 무급으로 나타났다.

한때 매년 200명의 무급 인턴을 고용했던 집행위원회도 최근엔 줄이고 있으나 EU 각급 기관에선 여전히 상당수가 무급 인턴을 활용, 총 4천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 건물 전경.[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 건물 전경.[EPA=연합뉴스 자료사진]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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