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숨은 역사 2cm] '불멸의 꽃' 김일성화 원산지는 김정남 암살범 고향

송고시간2017-02-20 15:53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지난 13일 살해한 여성 2명 중 1명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서부 출신으로 드러났다.

베트남 여성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김정남의 목을 제압하고서 스프레이를 뿌리자마자 공범인 시티 아이샤(25)가 독극물이 묻은 것으로 추정되는 손수건으로 얼굴을 덮어 살해했다. 범행 이틀 후인 지난 15일 체포된 아이샤는 자카르타 서쪽 세랑에서 태어났다.

세랑은 북한에서 '태양의 꽃', '불멸의 꽃'으로 칭송하는 김일성화의 원산지인 보고르와 그다지 멀지 않다. 자바 서쪽의 두 곳은 행정구역이 개편된 2000년까지 같은 광역자치단체에 속했다.

태양의 꽃은 1981년 영국 런던에 있는 국제 식물학회에 '덴드로븀 김일성란'으로 등록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난은 보고르식물원에서 가져다 키운 것이다.

북한과 김일성화의 인연은 1965년에 시작됐다.

[숨은 역사 2cm] '불멸의 꽃' 김일성화 원산지는 김정남 암살범 고향 - 1

당시 김일성 주석은 비동맹회의 1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가 보고르식물원을 관람했다.

네덜란드가 식민통치를 하던 1744년 지은 식물원 인근의 궁전도 둘러봤다.

광활한 식물원에 열대 희귀 식물과 꽃이 너무 많아서인지 김 주석은 시종 무덤덤했다.

그런 김 주석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경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난의 자줏빛 꽃송이에 매료됐기 때문이었다.

김 주석과 동행한 수카르노 대통령은 그때 돌발 제안을 했다. "김일성 동지의 존함을 진귀한 꽃에 올리겠다"고 발언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독립 영웅인 수카르노는 국부로 추앙받는 인물이었기에 이 약속은 김 주석에게 가장 값진 선물이었다.

이 난은 보고르식물원에서 그해 처음 발견돼 이름조차 짓지 못할 정도로 인도네시아에서도 매우 귀했다.

평양으로 보내진 것은 10년 후인 1975년이다.

적응 과정을 거친 김일성화는 김 주석의 65회 생일 때인 1977년 4월 주민들에게 '혁명의 꽃'으로 소개됐다.

2002년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일행 40명은 보고르 식물원에서 김일성화 앞에서 경건한 자세를 취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북한은 "김일성화는 수령님의 위대성을 상징하는 태양의 꽃이며 자주시대 진보적 인류의 마음속에 피어난 위인 칭송의 꽃이다"라고 극찬한다.

1999년부터 김일성화 축전 행사가 매년 열린다. 북한 최대 명절로 김일성 생일인 4월15일 태양절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김일성화는 북한에서 매우 고귀한 대접을 받는다.

재배지는 평양을 비롯한 전국 40여 곳에 특수설계된 온실이다. 주민들이 한겨울에 덜덜 떨어도 온실은 예외다. 에너지난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늘 따뜻하다. 열대성 난과에 속하는 불멸의 꽃이 추위에 약하다.

[숨은 역사 2cm] '불멸의 꽃' 김일성화 원산지는 김정남 암살범 고향 - 2

축전 기간에는 김일성화가 대동강변 전용 전시관으로 옮겨진다.

이곳 온도와 습도, 조명은 컴퓨터로 조절된다. 황해도 해주시에도 2005년 새 전시관이 건립됐다.

전시장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시민들이 몰려와 꽃을 구경하다가 일부는 노래를 부르고 눈물까지 흘린다.

김일성화는 인도네시아와 북한의 우호관계도 상징한다.

북한은 그동안 불멸의 꽃이 두터운 두 나라의 친선관계를 상징하는 만큼 더욱 아름답게 가꾸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북한 제재를 반대하는 등 듬직한 우군 역할을 해왔다. 남북한을 오가며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수카르노의 장녀인 메가와티 대통령은 2002년 평양과 서울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을 잇따라 면담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간 대화를 중재하기 위해서다.

김일성화의 고향인 보고르는 한국 기업과 대학에도 친숙하다.

롯데마트가 2013년 7월 보고르에 34번째 인도네시아 매장을 열었고 CJ푸드빌도 지난해 이곳에 합류했다.

보고르 최대 쇼핑몰인 보타니 스퀘어 1층에 인도네시아 19호 뚜레쥬르점이 입점한 것이다.

충북대와 보고르농대는 지난해 국제협력 기반 마련, 학생·교직원 교류 등을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hadi@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